‘변화의 시대’…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예술, 본질을 보다 ‘무등현대 아트밸리 프로젝트Ⅰ’…내달 20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 이승택·김재관·한만영 등 8명 참여…다양한 장르 11점 선봬 ‘작가다움, 예술다움, 작품다움’ 조망, 한국 현대미술 위상 제고 최명진 기자

2024년 09월 22일(일) 19:40

차기율作 ‘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

김재관作 ‘Relationship-Fiction'

한국 현대미술에서 오랜 시간 작가정신을 지키며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완성시킨 ‘예술가다운’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무등현대미술관은 다음달 20일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을 받아 ‘무등현대 아트밸리 프로젝트’ 1부 전시를 선보인다.


전시 기획은 이명환 청주공예비엔날레 기획위원이 맡았다. 로컬이 중심이 돼 범국가, 범세계적으로 현대 한국미술의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독창적인 시각예술가를 초대했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각예술가 8명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에 있거나 이를 향해 걷는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평면·입체·설치·미디어 장르 총 11점 작품을 전시한다.

이승택作 ‘무제1’

이승택은 한국 현대미술 전위예술의 아버지로 칭송되는 작가다. 한국 현대미술의 과도기에서 서양화사조의 유입과 답습을 선택하지 않고 외길 한평생 세상을 거꾸로 보고, 거꾸로 생각하고, 거꾸로 살아온 예술철학이 세상에 유일한 작품다움을 탄생시켰다.

김재관은 한국 로컬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중심에서 활동하며 주목받는 이다. 기하학적 추상 작가로 그리드(Grid), 지오-옵티컬(Geo-Optical) 개념의 작품에 생명력을 붙어넣는 철학적 작품을 소개한다.

한만영은 개념미술의 파라다이스를 일궈낸다. 작가가 구현하는 섀도 드로잉(shadow drawing)은 과거·현재의 시간과 공간을 뒤섞는 작업으로 실상과 허상, 구상과 추상,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물고 통합하는 일련의 작업을 통해 작가다움을 보여준다.

정송규는 현미경 시각의 미학적 확산을 통해 픽셀화한 랜드스코프 세계를 창작정신의 대상으로 삼는다. 축소된 우주공간 격인 캔버스 위에 고무 스탬프의 하모니적 향연을 전개함으로써 작가다움을 가득 채운다.

권여현은 인류의 인문학적 가치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신화·역사·철학·종교 등을 모티브로 삼는다. 사회에 밀착된 일상 속 스토리를 작가의 성찰을 거쳐 재구성하며, 신비주의적 시각을 배열해 야릇하고 생경한 현실을 펼쳐낸다.

차기율 작가는 형이상학적 물성을 갖는 표상의 설치작업을 한다. 그의 ‘순환의 여행’ 프로젝트는 인간 본성의 문제와 과거와 현재를 통해 보여지는 인류의 문제를 되짚어보는 예술과 인문학의 탐구다.

이명환의 작품은 현미경적 생태환경에서부터 최첨단 공상과학소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착상을 통해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를 보여준다. 전시작 ‘시각적 신화’는 우리 신화를 모티브로 생소한 조형성을 구현한 개념작품이다.

김용식은 우주론적인 시야를 통해 무한한 공간에서 유한한 생명체의 초월적인 발상의 모티브를 드러내고 있다. 때론 축축한 양수의 공간의 은유적 접근을 보여주며 모든 잉태하는 생명체의 존귀함을 주제로 삼아 구상적 기호화로 발현한다.

이명환 전시 감독은 “빠르게 변화·발전하는 과학기술 시대에 지난한 시간의 인내와 탐색, 도전이 만들어낸 예술가의 본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작가다움, 예술다움, 작품다움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