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속도전’ vs 道 ‘속도 조절’…통합공항 이전 접점 찾아라 姜시장 “올해 말 데드라인…결론 안나면 결심” 金지사 “올해 안 불가능…市 인식 전환 시급” 氣싸움 속 상생 모드 균열 우려…정치력 절실 광주 정치권 “10월 중 최적안 도출 11월 중재” 김재정 기자

2024년 09월 23일(월) 20:28

광주 군공항과 무안국제공항

광주 민간·군 통합공항 이전 문제를 놓고 광주시와 전남도가 현격한 인식 차이를 드러내며 정면 충돌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올해 말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속도전’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김영록 전남지사는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결론내는 것은 불가능하고 신뢰 회복과 인식 전환이 우선이라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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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강 시장이 2차례 광산구·서구 주민 설명회에서 내놓은 ‘함평 관련 발언’, ‘함흥차사’ 언급에 대해 김 지사가 공식 사과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일각에서는 양 단체장의 ‘기 싸움’이 시·도간 상생 모드 균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지난 9일(광산구)과 12일(서구) 민·군 통합공항 이전사업 주민설명회에서 “지난해 12월 민·군공항 통합 이전 합의 이후 전남도는 함흥차사다. 아무 소식이 없다”, “12월까지 갔을 때 답도 없고 전남도나 무안군, 정치권이 흐지부지하면 결심해야 한다” 등 올해 말이 공항 문제의 데드라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강 시장의 발언 이후 광주시-전남도의 관계는 경색 국면이 뚜렷하다.

전남도는 3차례나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강 시장 발언을 반박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한 상황이다.

김영록 지사도 지난 19일 도청에서 열린 ‘전남도-광주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연말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광주시의 일방적인 데드라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강 시장의 ‘함흥차사’, ‘플랜B’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재차 촉구했다. 김 지사는 공항 문제에 대한 광주시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전남도와 김 지사의 요구에 광주시와 강 시장은 아직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남도는 군공항 이전에 대한 무안지역 찬·반 여론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시점에 터져 나온 강 시장의 돌발 발언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지사가 국회의원 간담회 당시 “지금 무안군을 설득하는 것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 (강 시장이) 연말까지 안되면 플랜B 발언하시니, 압박해서 (무안군민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군공항 이전) 당사자인 광주시의 주객전도성 언론플레이는 전남도의 노력을 무시하고 전남도민 전체를 비하하는 행태”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문제는 광주시와 전남도 사이의 갈등 양상이 사실상 자중지란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군공항 이전에 반대하는 김산 무안군수가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시·도가 인식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립각을 세울 경우 공항 문제 해결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 시·도지사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데 원칙적으로 뜻을 같이 하고 있는 만큼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시·도지사 회동을 통해 불필요한 기 싸움을 끝내고 무안군에 대한 설득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와 함께 광주시·전남도 사이의 뚜렷한 입장 차이를 확인한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어떤 형태로 중재 역할에 나설 지도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광주시당 위원장 측 관계자는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의를 거쳐 이해 관계를 조정할 수 있거나 좋은 아이디어를 담은 안을 만들 계획”이라며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법안이나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조정할 것은 조정하면서 10월 중 최적의 안을 도출해야 11월에 또 한번 중재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