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중고거래 플랫폼서 ‘명절테크’ 활기 식약처 5월 ‘개인거래 허용’ 시범사업…홍삼 등 판매 줄이어 유통기한·도안 표시 등 미흡…서미화 의원 “관리·감독 필요” 주성학 기자

2024년 09월 24일(화) 18:47

# 직장인 박모(40대)씨는 최근 추석에 받은 선물 중 이미 있거나 쓰지 않을 물품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려놨다. 올리기 무섭게 족족 팔린 덕에 박씨는 ‘명절 지출’ 비용의 일부를 충당했고, 부족했던 생활비에도 여유가 생겼다.

# 주부 김모(30대)씨는 요즘 명절이 끝난 후 중고거래 플랫폼에 줄지어 올라오고 있는 홍삼 등 건강기식품을 정가의 절반 가격에 구입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는 중이다. 김씨는 “수요가 늘 있기에 미리 사둔 뒤 필요할 때 쓰거나 선물하려 한다”고 밝혔다.

추석 이후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홍삼,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도 지난 5월부터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해져 플랫폼마다 관련 물품의 판매글은 물론, 구매 문의도 잇따르면서 ‘명절테크(명절과 재테크의 합성어)’ 현상이 뚜렷하다.<사진>

다만 ‘거래 기준’을 지키지 않는 모습도 플랫폼 곳곳에서 포착돼 완전한 양성화를 위해 시민 의식 제고와 함께 사업자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5월8일 ‘건강기능식품 개인 간 거래 시범사업’을 시작, 1년 동안 실시한다.

시범사업은 식품 안전과 유통 질서가 보장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건강기능식품의 ‘소규모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사업 시행으로 건강기능식품의 개인 간 거래가 허용되는 중고거래 플랫폼은 당근마켓(현 당근)과 번개장터 등 2곳이며, 식품 판매업을 신고한 영업자만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일반인도 ▲미개봉 ▲제품명 등 표시사항 모두 확인 가능 ▲소비기한 6개월 이상 ▲실온·또는 상온 보관 등의 기준을 모두 충족한 제품에 한해 판매가 가능하다.

단, 개인별 판매 가능 횟수는 연간 10회 이하, 누적 30만원 이하로 제한된다.

또 개인이 자가소비를 목적으로 해외 직접 구매 또는 구매 대행을 통해 국내에 들여온 식품의 경우 거래 대상에서 제외된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개인 거래 가능 후 첫 명절이 지나서인지, 최근 당근과 번개장터에는 홍삼과 칼슘 등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개봉된 상품’ 또는 ‘소비기한 2개월여 남은 제품’ 등 거래 기준을 지키지 않은 글도 다수 포착됐다.

이 탓에 시범사업의 취지가 지켜질 수 있도록 플랫폼 사업자 및 사업 추진 기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비례) 서미화 의원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추석을 앞두고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건강기능식품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와 사업자의 적극적인 감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시범 사업이다 보니 판매 가능 기준을 어겨도 처벌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기준 미이행 시 플랫폼에서 경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게시글 작성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판매 상품에 대한 안전·위생 문제가 접수될 경우 원인 조사를 거친다”며 “시범사업이 원할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