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포비아와 안전에 대한 우리의 자세 / 윤춘식 |
| 2024년 09월 25일(수) 1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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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화재 피해가 이토록 커지게 된 직접적인 영향은 아파트 관리자의 스프링클러 작동 판단 착오지만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보면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에 리튬이온배터리(2차전지) 내 분리막 손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온도가 높아지면 배터리 내 전해질의 기화로 발생한 가스가 배터리 내부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 압력으로 분리막이 녹고, 누전의 한 종류인 쇼트(합선)가 일어나 ‘열폭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름철 아파트나 마트 지하주차장은 에어컨 실외기와 자동차가 내뿜는 열기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지하에 쌓일 수 있어 전기차 화재 사고에 취약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때문에 일부 아파트에서는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진입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또한 과충전 차량의 화재 위험성이 높아 질수 있다는 우려로 과충전 차량 역시도 같은 취급을 하고 있어 전기차 차주와 입주민들 간에 크고 작은 불화가 발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차주든 아니든 ‘전기차 포비아’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 이에 정부에서는 국내에서 시판하는 모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공개된 전기차 제조사 중 저가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의 경우 신차 계약 취소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고 해당 중고차 급매물의 급증과 차량가격 하락은 온전히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일각에서 전기차 보급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EU에서 2035년 내연기관차량의 판매종료를 선언했다. 물론 E-퓨얼을 이용한 조건부 내연기관차량은 적게나마 유지되나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의 전환은 ‘탄소제로’와 ‘자율주행’이라는 시대의 흐름이다. 내연기관이 자율주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전기차는 전기에너지 기반 구동으로 각종 센서제어를 위한 자율주행의 다양한 기능지원에 효율적이다. 또한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40-50% 적어진 부품수로 유지관리 용이, 내부 편의 공간 확보 및 소음감소 등 매력적인 요소가 너무도 많다.
이처럼 전기차량의 확대 보급은 불가피 하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관계 법령을 개정검토하고 제조사에서는 전기차 관리 매뉴얼 배포나 AS 마련 등 뒤늦게나마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지만 전기차량 운전자 스스로 전기차량 안전에 대한 기본 지식은 숙지할 필요가 있다. 안전관리의 첫 번째는 배터리 관리이다. 과충전의 우려도 있지만 완전방전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완전 방전 시 배터리 용량의 손상과 수명 단축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전지장치는 습기나 온도에 민감하기에 다습한 환경에 오래 방치하지 않으며 올해처럼 무더운 여름날 차량 내부온도는 90도 이상 올라가므로 그늘이나 실내주차를 권하며 차량 틴팅역시 기준에 부합하게 설치해야 한다. 전기차 안전관리 두 번째는 운전습관이다. 전기차 특성상 단시간 고속주행이 가능하다. 습관성 고속주행은 배터리의 과부하 뿐만 아니라, 다른 전자 장비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또한 타이어 공기압의 팽창과 여름철 수막현상에 취약해 교통사고 위험 역시 적지 않다. 마지막으로 긴급 상황 시 대처 요령이다. 전기차 화재는 초기 진압이 중요하다. 하지만 진압이 어렵다 판단 시 신속한 대피와 주변 알림, 관계기관 신고가 중요하다. 여름철 침수 시 누전으로 인한 감전사고 역시 무시할 수 없기에 만져서는 절대 안 되는 부분은 확실히 숙지해야 한다.
안전에 대한 우려로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내연차에서 전기차의 과도기에 살고 있다. 앞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은 안전에 대한 우려 역시 종식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전기차에 대한 ‘나부터’ 기본적인 안전관리로 제 2·3의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