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을 ‘걷다’ 예술을 ‘보다’ 공간을 ‘잇다’ 호랑가시나무창작소 특별전 ‘Connecting Way’…11월17일까지 최명진 기자

2024년 09월 26일(목) 19:46

조현택作 ‘칠실파려안’

한선주作 ‘잠시의 휴식’

서여름作 ‘숨바꼭질’

양림동은 오랜 시간 예술가들의 아지트이자 많은 작품이 탄생한 장소로 현재 40개 이상의 작업실과 미술관, 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양림동에서는 8개의 광주비엔날레 메인 전시관과 5개의 파빌리온 전시, 그리고 양림골목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들은 마치 점처럼 분산돼 있어 그 사이사이를 잇는 다리가 필요하다. 이에 지역 대표 문화예술공간인 호랑가시나무창작소에서 오는 11월17일까지 양림동 전역을 잇는 특별전 ‘Connecting Way’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양림동 곳곳을 탐험하듯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양림동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깊이 있게 반영해 마을 자체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시키는 시도다.

전시는 상설전, 야외전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마을 고유의 건축물과 골목길을 배경으로 다양한 장르 작가들이 참여하는 상설 전시다. 3개의 전시장에서 전시 주제와 특성에 부합하는 다양한 장르의 야외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옛 선교사 사택 차고지를 개조한 양림동 차고갤러리에서 호랑가시나무창작소 출신 작가들의 릴레이 개인전이 펼쳐진다. 선교역사를 가득 품은 이곳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희원·양나희·나레쉬 쿠마르, 위모 암발라 바양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복합문화공간 10년후그라운드도 상설전시장으로 활용된다.

이곳은 과거 은성교회로 사용되다가 1975년 몬테소리 은성유치원으로 개원 이후 약 50여 년 간 운영되며 수많은 꿈나무들을 길러낸 배움터였다. 양림동 여러 세대의 추억과 역사가 서려있는 공간이다. 현시대 가장 큰 화두인 환경문제를 동양적 개념에 비춰 해석하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곽재구·서여름·조은솔·황인호 작가가 참여한다.

110년 전 지어진 한옥과 1970년대 지어진 양옥건물, 마당으로 구성된 1912한옥에서는 자연과 연결 지점을 갖는 작품을 소개한다. ‘빛, 시간의 중첩’을 주제로 곽재구·이뿌리, 신선화, 윤남웅, 조현택, 천영록, 최고은, 최석현·정헌기, 한선주 작가가 함께 한다.

또 각 상설전시장 사이사이를 연결해줄 다양한 야외 설치 작품도 있다. 양림동 시인 곽재구의 시구를 캘리그라피 작가 이뿌리가 한글 서체로 표현한 협업 작품, 박정용 작가의 조각, 신용구 작가의 천 설치 작품, 최원규 작가의 빛을 이용한 조각, JeeSim 작가의 황토와 판소리를 결합한 설치, 밸린 바이프로덕트 그룹의 골목 사운드, 박지형 작가의 퍼포먼스 등이 마을 곳곳을 채운다.

현재 양림동에서 작업 중인 작가들의 오픈 스튜디오 전시도 진행된다. 강근선·박성호, 신선화, 신수정, 이이남, 이조흠, 최석현, 최순임, 한부철 작가 작업실을 방문해 그들의 창작과정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전시 기간 중 부대행사로 아티스트 토크와 아트투어버스가 운영된다.

정헌기 호랑가시나무창작소 대표는 “이번 특별전은 마을 전체를 거대한 미술관으로 만들어, 예술과 일상이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조명하며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예술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