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첫 동물화장장 들어서나…법원 “공익적 필요” 광산구, A사 제기 ‘용도변경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 패소 판결 확정땐 사업 추진 전망…市 주도 장묘시설은 ‘답보’ 안재영 기자

2024년 09월 29일(일) 18:34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광주 광산구가 지역에서 처음으로 동물화장장 건립을 추진한 민간 사업자에 대해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광주지역에 첫 동물화장장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 행정1부(박상현 부장판사)는 29일 애완동물 장례업체 A사가 광산구청장을 상대로 낸 ‘용도변경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A사는 화장장을 포함한 동물 전용 장례식장을 설치하기 위해 지난 2022년 광산구에 용도변경 허가신청을 냈으나 광산구 도시계획위원회의 부결로 무산되자 이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광산구는 “환경오염 문제와 경관 훼손 등 피해가 우려돼 입지가 적절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용도변경을 불허했다.

이번 재판에서 A사는 “동물화장장에서 대기오염을 제외한 어떤 오염원도 발생하지 않고 주변 경관을 훼손하지도 않는다”며 “건축물로부터 300m 이내에는 인가 밀집지역도 위치해 있지 않다”며 광산구의 위법행정을 주장했다.

현장 검증을 실시한 재판부는 동물화장장 주변 인가가 7가구에 불과해 밀집 지역에 해당하지도 않고 다른 마을은 300m 이상 떨어져 있어 입지 기준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또 주변 버스정류장이나 자동차 학원 등은 집합시설에 해당하지 않아 동물보호법상 동물장묘 시설 제한 대상도 아니라고 봤다.

동물 화장장의 먼지 발생량, 다른 환경 오염 발생과 경관 훼손 우려 등 불허 사유도 합당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민 반감이 허가 여부를 판단한 중요한 기준으로 보이는데, 동물 장례식장을 혐오·기피 시설로 볼 수 없다”며 “동물 장례시설이 주민에게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광주에 동물장묘 시설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장례식장 신청을 허가할 공익상의 필요성도 있다”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민선 8기 들어 강기정 시장의 공약 중 하나인 ‘동물 장묘시설’ 조성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사실상 멈춘 상태다.

사업의 골자는 북구 영락공원에 화장장 2기를 설치하고 2026년께부터 운영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광주시는 지난 5월 연구 용역까지 마쳤다.

그러나 연구 용역 결과 광주 인근 민간 화장시설 개소수와 가동률 등을 고려할 때 장기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사업 추진 동력을 잃었다.

한편 행안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5월 기준 광주시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13만5천749가구,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29만4천576명, 반려동물은 17만9천589마리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