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음주 뺑소니’ 67시간 도주 끝 검거·구속 경찰 추적 피하려 대포폰·현금 사용…추가 의혹 속 수사 확대 ‘주목’ 주성학 기자

2024년 09월 29일(일) 18:34

‘마세라티 음주 뺑소니’ 운전자의 도주를 도운 혐의를 받는 오모씨가 지난 28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음주운전을 하다 오토바이를 추돌해 2명의 사상자를 낸 뒤 도주한 피의자가 67시간 만에 검거, 구속됐다. 경찰은 도주 경위 및 행적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검토 중이다.

29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김모(32)씨와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오모(33)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4일 오전 3시11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마세라티 차량을 운전하던 중 앞서 달리던 오토바이를 추돌하고 구호 조치 없이 현장에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A(23)씨는 중상을 입었으며, 함께 타고 있던 그의 여자친구는 현장에서 숨졌다.

김씨와 동창 관계인 오씨는 차명 휴대전화를 제공하고 도주를 도운 혐의다.

김씨는 사고 당일 오전 1시께 광주 서구의 한 식당에서 지인 B·C씨와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 오토바이를 추돌, 사고 현장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차량을 버리고, 함께 도로를 질주하던 B(30대)씨의 차량을 타고 대전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B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해외 출국 항공편까지 예약했다.

대전에서 B씨와 헤어진 김씨는 대중교통과 현금을 사용해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와 CCTV를 추적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김씨의 마지막 행적을 파악한 후 B씨의 진술과 김씨가 서울 한 치과에서 진료를 받았던 기록을 근거로 수색을 진행, 지난 26일 오후 9시50분께 현금과 대포폰을 받기 위해 길가에 서 있던 김씨와 조력자 오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을 충격한 사실을 인지했지만 음주 상태이기도 했고,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려 무서워 도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위드마크 기법’을 통해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조사 중이며, 도주를 도운 B씨는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김씨의 직업이 불분명하고, 태국 장기 체류 이력과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광주 한 행정복지센터인점 등과 관련해 경찰은 추가 내사 착수 여부를 살피고 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