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간공항 통합이전-전남권 의대 신설 ‘운명의 10월’ 姜시장, ‘함흥차사’ 사과 거부하며 市·道간 경색 지속 10월 비전토론회 등 후속 논의 난망…원점 회귀 우려 ‘통합의대’ 이달 14일이 마지노선…양 대학 설득 주목 김재정 기자

2024년 10월 01일(화) 19:50

운명의 10월,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군·민간공항 통합이전’과 ‘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신설’ 문제가 중대 기로에 섰다. 10월 한 달이 향후 추진 가능성과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강기정 광주시장의 ‘돌출 발언’으로 인한 광주시와 전남도 사이의 경색 국면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인식 차이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강 시장이 공언한 10월 무안공항 비전 토론회 등 공항 통합이전 관련 후속 논의에 진전을 이루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전남권 의대 신설 역시 전남도가 ‘공모’와 ‘통합의대’ 등 투트랙 추진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는 만큼 대학 통합·공모 참여 등 어떤 형태로든 목포대·순천대에 대한 설득 작업의 결과물을 10월 중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다.

1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7월29일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의 비공개 3자 회동 이후 양 시·도간 공항 관련 논의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김 지사가 8월6일 ‘추석 전 2차 3자 회동 또는 강 시장과의 양자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강 시장이 8월20일 “3자 회동이 안되면 전남지사와의 만남은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답하며 양자 회동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이마저도 강 시장의 함흥차사 발언으로 없던 일이 됐다.

실제 강 시장은 9월9일 민간·군공항 통합이전 광산구 주민 설명회에서 “지난해 12월 민·군 공항 통합 이전 합의 이후 전남도는 함흥차사다. 아무 소식이 없다. 전남도도 이야기해보면 뜨뜻미지근하다. (이전을) 하겠다는 것인지 말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후 전남도는 3차례나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함흥차사·플랜B·전남도 노력 폄훼 등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고, 김 지사도 9월19일 광주 국회의원과의 공항 문제 간담회에서 사과를 요구하며 광주시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강 시장은 9월24일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한 무안군수와 전남도의 유의미한 약속만 있으면 모든 문제는 그냥 풀릴 것이다. 지금은 사과를 갖고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며 올해 말이 공항 문제 해결의 데드라인이라는 점만 재확인했다.

특히 최근 일주일 사이 강 시장과 김 지사가 3차례(9월23일 광주·전남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운영위원회 출범식, 9월25일 국민의힘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 9월30일 영·호남 시·도지사-국회의원 상생협력 간담회)나 조우했지만 이 자리에서도 강 시장의 사과 표명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양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강 시장이 발표한 10월 무안공항 비전토론회 개최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 시장의 사과가 전제되지 않는 한 비전토론회 공동 개최는 불가능하다는 게 전남도의 확고한 방침이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비전토론회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전남도가 함께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여의치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전남도 관계자도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은 하겠지만 강 시장의 사과 없이 비전토론회 참여는 불가능하다”고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선 8기 들어 어렵게 만들어진 양 시·도의 상생·공조 모드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군공항 이전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와 함께 전남권 의대 신설 문제 역시 10월 중 추진 방향에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도 국립의대·대학병원 신설 정부 추천대학 선정’ 용역기관인 에이티커니코리아와 법무법인 지평 컨소시엄(이하 용역사)은 당초 10월 말이었던 정부 추천 시한을 11월 중순으로 연기했다. 목포대·순천대 등의 의견을 추가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 설립방식위원회가 제시한 ‘공모를 통한 1의과대학·2대학병원’, ‘목포대·순천대 통합 전제 통합의대’ 투트랙 방안 중 통합의대의 경우 오는 14일까지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다.

이는 목포대와 순천대의 대학 통합 논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대학간 통합 합의서 등 의견 진척이 있을 경우 기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게 전남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14일까지 양 대학의 통합 관련 논의가 가시화되지 않으면 통합의대는 사실상 의대 신설 추진 방안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공모를 통해 1의대·2대학병원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남도 관계자는 “양 대학 내부에서 단독 공모, 대학 통합 등의 논의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대학별 입장과 진척 상황을 말하기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용역사가 논의 기간 동안 비공개로 대학이 원하면 만나는 등 자주 접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