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문화재 관리·보전 ‘구멍’ 뚫렸다 ‘기후위기대응댐’ 후보지 주변 문화재 “확인 불가” 답변 화순군 2곳·강진군 1곳 포함 30여개 등록문화유산 산재 조계원 “국가유산청, 실태 파악 후 관리 대책 수립해야” 김진수 기자

2024년 10월 10일(목) 20:06

국가유산청이 환경부 ‘기후위기 대응댐’ 건설 후보지 주변 문화재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등 국가 문화재 관리·보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국회의원(여수을·사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7월30일 기후위기로 인한 홍수·가뭄·용수 수용 등에 대비한 ‘기후위기 대응댐’ 건립 계획과 함께 14곳 후보지를 발표했다. 후보지는 한강,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 금강 구역 등 전국에 걸쳐 분포돼 있다.

하지만 환경부가 지난해 5월부터 ‘기후위기 대응댐’ 계획 수립 시작 이후 7월30일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문화재 관리를 위한 부처 간 협의도 없었고 국가유산청도 별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조계원 의원실이 지난 9월13일 국가유산청에 환경부 기후위기 대응댐 건설 계획과 관련한 국가유산청 협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국가유산청은 ‘해당 사항 없음’으로 답변했다.

또한 댐 건설 후보지 주변 국가 유산 실태 자료도 요구했지만 ‘댐 건설 계획을 알 수 없어 확인 불가하다’는 답변을 제출했다.

다만 국가유산청은 ‘환경부에서 발표한 기후위기 대응댐 후보지(안)의 행정구역과 하천명 검토 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국가유산은 천연기념물인 부여 청양지천 미호종개 서식지’(2011년 9월5일)로 답변해 전국적으로 단 한 곳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조계원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댐 건설 후보지 14곳 행정구역 일원 대부분에서 30여개의 멸종위기종 서식 및 천연기념물, 보물, 국가등록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섬진강 유역 전남 화순지역 동복천 일원에는 국가유산청이 지정한 유형문화유산 화순동복남덕원비(1999년 2월26일), 전남도기념물 화순동복연둔리숲정이(2006년 12월27일), 문화유산자료 독상리석등(1984년 2월29일), 문화유산자료 동복향교(1985년 2월25일) 등이 소재하고 있다.

조계원 의원은 “한번 소실되면 복구할 수 없는 국가 유산을 안전하게 보전·관리해야 할 책무가 있는 국가유산청은 더욱 더 민감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강 건너 불구경하듯 손을 놓고 있다”며 “국가유산청은 시급히 댐 건설 후보 지역 인근 문화재 실태 파악과 안전한 보전 관리 대책을 신속히 수립하고 내년 재정 계획에 실행 예산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등 국가유산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능동적 외부 환경 변화와 타 부처 정책 수립 등에 대한 사전 협의, 선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