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자치의식과 민주시민교육 / 임우진 |
| 2024년 10월 13일(일) 1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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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민주주의, 민주적, 민주의식에 대해 생각해 보자. 민주주의란 사회적동물인 인간이 함께 모여 살면서 다양한 사고를 가진 개개인들이 공동체의 문제를 원만하게 합의하고 풀어가는 합리적인 방법이다. 또한 민주적이란 민주주의적이라는 뜻이고, 민주의식이란 민주주의 의식을 뜻한다. 즉 다양한 사고를 가진 개개인들이 상호간에 상대방의 생각의 차이를 존중하고 대화와 토론, 양보와 타협으로 서로 간의 의견 차를 접근시키고 조정하는 노력을 통해 집단의사를 결정해가는 원리이다. 민주적이란 이러한 원리에 충실함을, 민주의식이란 이러한 원리에 부합하는 정신과 태도로서 자신과 상대존중, 양보 타협, 비판정신, 소수의견존중, 결과에 대한 승복 등이 그것이다.
마찬가지로 지방(주민)자치, 자치적, 자치의식이란 지방자치 주민자치 등의 자치원리에 충실한 방식과 의식, 태도를 의미한다. 주민자치는 마을공동체의 주민이 주체가 돼 공동의 일을 민주적 자치적으로 수행해 가는 활동이다. 주민자치는 주민이 주체이고, 자발적, 자주적, 자율적 방식을 핵심원리로 한다. 자발적이란 남의 지시나 영향에 의하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자주적 이란 자기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것. 자율적이란 외부의 구속이나 제약을 받지 않고 자기의 행동을 스스로 제어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하여 자치적이란 이러한 원리에 충실함을, 자치의식이란 이러한 원리에 부합하는 정신과 태도를 의미한다.
그런데 이러한 민주의식, 자치의식, 그리고 민주 자치적 역량은 저절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인류가 발전시킨 정치 체제 중에서 사람들이 배우지 않고는 꾸려갈 수 없는 유일한 정치체제라고 한다. 가정, 학교, 일상적인 삶의 공간에서 민주적인 가치와 지향, 태도를 배우고 익혀, 사회의 정치 과정에 참여할 능력을 갖춘 사람만이 온전한 시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교육기본법은 교육은 모든 국민을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제 2조). 이러한 민주주의 사회에 요구되는 시민을 육성 지원하는 교육이 민주시민교육으로 시민의 의식과 역량, 시민성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 교육의 내용과 방법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학교교육을 비롯해 가정 사회교육 등의 방법으로 실시, 국가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민주 자치의식과 역량을 함양하는 민주시민교육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 주민자치를 실시하는 일이다.
자치의식과 민주의식은 주민자치를 제대로(정도로) 했을 때 함양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치적 민주적 과정보다는 쉽고 편의적 방법, 복잡한 절차와 과정은 생략하고 쉬운 결과만을 추구하는 나쁜 습관이 관행화돼 주민자치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주민자치정책을 책임진 단체장, 공무원, 자치지도자들은 현재의 주민자치가 민주적 자치적 원리에 충실하고 있는지를 되새겨 봐야 한다. 누구보다도 단체장은 주민자치나 동 행정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지 않은지, 일선 공무원들은 주민자치 활동을 과도하게 지시 간섭하거나 주민들의 어려움을 방치 외면하고 있지 않은지, 주민지도자들도 과도하게 행정이나 유력인사에게 의존하려고 하지 않는지 되새겼으면 한다.
민주시민교육과 주민자치는 극단적인 대립 갈등의 정치, 사회의 집단과 계층간의 갈등과 양극화 등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은 20여년 동안 민주시민교육을 제도화하지도 못하고 있고, 민주시민 교육기능을 담당할 효과적인 수단인 주민자치마저도 방치 외면한 채 정쟁만 일삼고 있으니 도대체 나라를 어디로 몰아가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진정한 민주도시를 지향해온 우리 광주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