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조 넘는 부채 어쩌나’ 한전 재정 건전성 ‘도마위’ ●국회 산자위, 한전 국정감사 임채만 기자 |
| 2024년 10월 14일(월) 20:24 |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4일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한전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상임위원들은 한전의 중장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질의를 쏟아냈다.
허성무 의원(민주당·창원 성산구)은 한전의 자구노력 일환인 재정건전화 계획에 대한 허점을 질타했다.
허 의원은 삼일회계법인의 ‘토지 재평가 용역결과 보고서’와 ‘한전의 2022-2024 재정건전화계획’을 공개하며 “한전과 자회사의 토지 재평가를 통한 7조407억원의 자본 확충은 ‘국민 눈속임에 불과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8월28일 공개한 ‘2024-2028 공공기관 중장기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517.3% 부채 비율을 2028년까지 363.7%로 153.6%p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전이 올해 기재부에 제출한 2024 재정건전화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추가 재정건전화 계획으로 1조8천억원을 확보해 2024-2026 기간동안 총 13조원의 재정건전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한전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13조원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중 7조407억원은 한전이 보유한 토지에 대한 유형자산 재평가를 통해 이뤄질 계획이다.
정작 문제는 재평가 대상인 한전 토지가 현재 영업 활동에 사용되고 있어 매각할 토지가 아니다는 점이다. 결국 회계 정책을 바꿔 회계장부상 7조407억원의 자본을 확충해 부채율을 낮췄으나 한전의 경영 실적과는 무관하다는 게 허 의원의 주장이다.
허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재무건전화계획’이 국민의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며 “국정감사를 통해 문제점을 낱낱이 알리고 재무 건전성을 높일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한전에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권향엽 의원(민주당, 순천·광양·곡성·구례을)도 중장기 재무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권 의원은 “한전의 2024-2028년 공공기관 중장기재무관리계획 자본 확충 내용을 보면 현재 한전 대상토지 1만1천840개 필지 6조2조175억원의 공시지가에 현실화율 74.7%를 적용해 7조407억원을 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기재부가 한전의 자본잠식 예상에 따라 재무건전성 지침의 확충 방안으로 자산 재평가를 도입하라고 했기 때문인데 한전의 자구 노력과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또 “경영 효율화도 전체 자구 노력의 28%에 해당되는 4조2천958억원 규모인데 이는 전력시장 제도 개선을 통한 구입 전력 절감을 통해 달성한다는 게 한전의 입장”이라며 “이 역시 LNG 연료비 단가가 2023년 5월 164원/㎾h에서 10월 137원/㎾h로 하향 안정화 추세여서 큰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권 의원은 “한전의 재정 건전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단순히 자산 재평가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거나 남서울본부 매각처럼 현실성 없는 내용만 강조하고 있다”며 “산업부와 한전은 주 단위의 촘촘한 계획을 세워 재정 건전화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며 부채 시나리오 전망도 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건전화계획 시행 후 사회적 책무 포기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전은 2022년과 2023년 취약계층기부금, 농어민을 위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과 공공성이 강한 한일병원과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출연금을 삭감해 630억원과 581억원의 재정 건전화를 시행했다.
또한 한전은 2022년 국제원자력대학교의 1천364억원 출연금을 삭감하고 지난해에는 출연금을 편성하지 않았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는 2022년 422억원, 2023년 542억원의 출연금을 삭감했으며 한전이 출연한 한일병원과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2022년부터 출연금을 중단했다.
이와 관련 허 의원은 “공기업으로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조차 포기한 조치”라고 꼬집었다.
/임채만 기자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