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국무총리, 여순사건 진상 규명 ‘한목소리’ 보성서 여순사건 제76주기 합동추념식 엄수 金지사 “아픔 넘어 진실·희망의 길 밝히겠다” 김진수·김재정 기자

2024년 10월 20일(일) 20:13

지난 19일 보성군 한국차문화공원에서 열린 여수·순천 10·19사건 제76주기 합동 추념식에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장이 분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남도는 여수·순천 10·19사건 76주기를 맞아 지난 19일 보성 한국차문화공원 광장에서 희생자의 넋을 추모하고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합동추념식을 개최했다.

추념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덕수 국무총리, 김영록 전남지사,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 주철현·조계원·김문수·문금주·권향엽·신정훈·박균택·천하람 국회의원,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정기명 여수시장, 김순호 구례군수, 김철우 보성군수, 공영민 고흥군수, 이상갑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등이 참석했다.

박선호 여순 전국유족 총연합 상임대표와 여순사건 유족 600여명도 참석해 대한민국 비극의 현대사에 대한 반성과 화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뜻 깊은 행사로 치러졌다.

‘76년의 여순10·19, 아픔을 넘어 진실과 희망의 길로’라는 주제로 열린 추념식은 여순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 사이렌을 시작으로 경과보고 영상, 헌화·분향, 추념사, 유족사연 낭독, 추모곡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별법 제정 이래 세 번째 정부 후원 행사로 추진한 올해 추념식에 정치권과 정부의 추모와 애도도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연이은 국정 일정으로 추모 조화를 보냈다.

국회 대표로 추념식에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순사건은 제주 4·3과 함께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아프고 불행했던 역사이자 아직도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역사”라며 “올해 안에 반드시 여순사건 진상 규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순사건 추념식에 국회의장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 의장은 “정부도 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공권력에 의한 국민의 피해와 희생 규명에 국가의 책임을 다하고, 뒤로 물러서면 안된다”며 “진상 조사에 필요한 조치와 지원을 분명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온전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며 “왜곡되고 묻혀있던 역사를 복원해 진실과 화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추념사를 통해 “여순사건의 온전한 진상 규명과 희생자분 명예 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여수·순천 10·19 사건이 지워진 비극이 아니라 살아있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총리는 “유가족들의 가장 큰 염원인 희생자 심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심사 체계를 개선하고 전문 인력을 새로이 보강하겠다”며 “최근 진상 규명 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여순사건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국회와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록 지사는 추념사를 통해 “긴 세월, 깊은 아픔과 상처를 안고 견딘 희생자와 유가족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76년의 여순사건이 아픔을 넘어 진실과 희망의 길로 나아가도록 전남도가 꺼지지 않은 등불이 돼 환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여순사건의 온전한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해 여순사건특별법 개정에도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김진수·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