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먹거리 지킴이…유기농 명인을 만나다](11)고흥 여화원 대표 ‘공슬기 명인’ 선박엔지니어에서 전남 최연소 유기농 명인으로 무관수·무경운·땅 관리 등 자연농법으로 재배 반건조 무화과 한살림·개인 몰 통해 전량 판매 안태호 기자

2024년 10월 23일(수) 19:51

공슬기 전남도 최연소 유기농 명인

“무화과 덕분에 전남 최연소 명인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친환경 농법을 지키며 고흥에 더 많은 친환경 무화과 농가가 나올 수 있도록 재배기술들을 공유해 함께 상생하고 싶습니다. ”

고흥군 도덕면에서 무화과 농사를 짓는 공슬기(44·여) 전남도 유기농 명인의 포부다.

공 명인은 지난 2010년 말 이곳에 가족들과 함께 귀농해 그다음 해부터 본격적인 무화과 농사를 시작했다.

공 대표가 무화과를 재배 작물로 선택한 이유는 속성과수로 식수 후 1년이면 어느 정도 수확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속성과수라도 아무나 농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농업과 관련된 공부에 열중했다. 고흥군농업기술센터, 전남테크노파크, 한국벤처농업대학 등 지역에서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완벽히 농사짓자’라는 마음으로 성실히 교육을 받았다.

이러한 명인의 태도는 귀농 전 직업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명인은 남편과 대기업 조선소에서 선박 설계일을 했다.

설계가 선박의 기초를 담당하듯 농사를 짓기 위해서도 기초 지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무화과와 참다래 등 다른 작물도 같이 재배했지만, 현재는 9천917.35㎡(3천평) 정도의 땅에서 전부 무화과만 생산하고 있다.

명인은 14년째 초생재배를 원칙으로 무관수·무경운 등 자연순환농법을 통해 청무화과만을 전문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고흥군 도덕면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청무화

또한 지난 2021년에는 기존의 무화과나무를 다 베고 새로운 나무를 심어 다시 관리하고 있다. 그 이유는 나무도 나이가 들어 생산성이 떨어져 10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다.

특히 땅 관리가 최고의 농법이라 생각해 매년 초 토양검사를 시행, 결과지를 통해 부족한 영양분을 즉시 공급해 땅을 관리해 오고 있다.

이 같은 친환경 농법을 지속 유지해 온 결과 지난 2022년 무화과 재배기술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최연소 ‘전남도 유기농 명인’ 제27호로 지정됐다.

무화과는 식이섬유, 비타민A·B·C·K,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있어 피부미용과 소화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무화과는 유통기간이 짧아서 대부분 덜 익은 상태로 수확해 출하하는 것과 달리 명인의 청무화과는 완숙 무화과를 수확해 일부 극히 소량을 출하하고 나머지는 전부 반건조 무화과를 만들어 판매한다.

이러한 반건조 무화과를 한 살림에 50% 정도 나머지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전부 판매하고 있다.

명인이 가공해 판매하는 여화원 주력 상품인 반건조 무화과.

현재는 생산되는 모든 상품을 전량 판매하고 있지만 이러한 명인에게도 힘든 시절은 있었다.

공 명인은 “농사를 시작 한지 불과 몇 년 뒤인 2012년 전국을 강타한 태풍 덴빈, 볼라벤으로 나무가 다 누워 소득을 낼 수 없는 상황으로 다 포기하고 싶었다”며 “농사를 왜 하늘이 도와야 가능하다는지 직접 몸소 느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명인의 앞으로의 계획은 새로운 유기농 재배에 도전하고 많은 친환경 농가와 함께해 건강한 먹거리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공 명인은 “전국 무화과 생산량의 대부분이 영암, 해남 등에 몰려 있어 농작물 재해 보험이 품목별이 아닌 지역으로 설정돼 도움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이 같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흥에도 많은 농가가 생겨야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기농 가공도 중요하지만 원물을 파는 것 보다는 소득이 나오지 않는다”며 “유기농 농가도 소득이 올라야 시설설비, 홍보 등 투자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생겨 다른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유기 작물을 현재 고민 중에 있다”고 계획을 설명했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