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RFID 종량기 설치 기준 ‘차이’…주민들 볼멘소리 음식쓰레기 감량·환경 개선…2013년부터 공동주택에 보급 동·남·광산구 60세대, 서·북구 100세대…“동일 기준 필요” 주성학 기자

2024년 10월 24일(목) 18:25

사진=아이클릭아트

“비슷한 규모의 옆 동네는 설치하던데…. 우리 지역은 안 된다는 게 이해가 안 되죠.”

광주 공동주택에서 사용하는 음식물쓰레기 전자태그(RFID :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반 종량기의 설치 기준이 자치구별로 상이해 ‘소외’ 주민들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24일 광주 5개 자치구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환경부가 음식물쓰레기 원천 감량을 위해 ‘RFID 방식 종량제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지역 공동주택에 종량기가 설치되고 있다.

RFID 종량기를 이용하기 위해선 사용자로 지정된 세대에 배부된 카드가 필요하다. 사용자가 이 카드를 종량기에 인식시키면 뚜껑이 열리고 배출된 음식물쓰레기의 양이 측정돼 요금이 부과된다.

환경부의 정책에 힘입어 RFID 종량기는 광주 5개 자치구에 널리 보급돼왔다.

이날 기준 자치구 별 설치 개소·대수, 이용 세대는 ▲동구 18개소·123대·7천463세대 ▲서구 138개소·1천105대·6만9천449세대 ▲남구 142개소·755대·5만219세대 ▲북구 132개소·816대·6만814세대 ▲광산구 132개소·1천158대·6만9천357세대 등이다.

RFID가 보급되면서 각 자치구의 음식물쓰레기 배출량도 감소했다.

감소량이 가장 큰 동구의 경우 설치 초기인 2013년 1만4천356t이 배출됐던 것에 비해 지난해 총량은 9천525t으로 약 35% 줄었다.

2013년 2만3천823t이 발생했던 남구는 지난해 1만7천509t을 기록하면서 27%가량 감소했다.

서구와 북구는 2013년에 각각 3만4천589t, 4만6천707t이 배출됐으나 지난해 2만5천913t, 3만7천804t으로 줄어들면서 감소량은 25%와 19% 수준으로 산출됐다.

광산구 역시 2022년 2만5천t에서 지난해 2만4천t으로 4% 정도 감축세를 보였다.

이렇듯 RFID 방식 종량제 사업으로 실제 음식물쓰레기가 감축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나, 광주 5개 자치구의 종량기 설치 기준이 조금씩 달라 동일 규모의 공동주택임에도 보급 유무가 엇갈리고 있다.

실제 동·남·광산구는 60세대 이상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종량기를 설치하나, 서·북구는 기준을 100세대 이상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서·북구 60세대 이상 공동주택 주민들 사이에선 “옆 동네에선 되는데, 왜 우리는 안 되냐”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구 양동에 거주하는 정모(30대)씨는 “RFID 종량기의 가장 큰 이점은 음식물쓰레기를 바로바로 버릴 수 있다는 것인데, 다른 구에선 되는 설치 기준이 우리 지역에선 미달이라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모두 같은 기준을 적용해 형평성을 맞췄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서구 관계자는 “설치 기준을 100세대 이상으로 정한 것은 관리사무소가 없는 소형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관리의 어려움을 고려한 것”이라며 “현재 100세대 이상 아파트 설치율이 83% 정도여서 향후 설치가 완료되면 설치 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