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극단적 선택, ‘자살방조 미수’ 유죄지만…” 법원, 10대女·20대女에 ‘집유’로 관용 구형 당시 檢도 “최대한 선처” 요청 안재영 기자

2024년 10월 24일(목) 18:25

법원이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피고인들에 대해 “서로의 생명을 존중하지 않은 범죄”라고 판단하면서도, 이전과 다른 삶을 살겠다고 다짐함에 따라 관용을 베풀었다.

광주지법 형사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 24일 자살방조 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20대·여)씨와 B양에 대해 각각 징역 6개월·집행유예 1년 등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A씨의 자택에서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이들은 서로의 자살을 방조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우울증 등을 겪던 A씨는 수시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가 병원에 입원했다. 이곳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B양을 만나면서 이들은 서로 연락하며 지내왔다.

범행 당일에도 이들은 A씨의 집에서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B양은 이 과정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중계했는데, 이를 보고 지인이 신고하면서 이들은 구조됐다.

검찰은 구형 당시 “피고인들은 우울한 가정 환경 속에서 자라 경제적인 어려움과 정신적인 고통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형량에 벌금형이 없어 최저 징역형(A씨 징역 1년, B양 장기 1년·단기 10개월)을 구형하나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선처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은 어느 누구도 함부로 처분할 수 없는 존엄성을 가진 것이기에 서로의 자살을 돕는 방조 행위는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것으로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들의 환경, 범행의 경위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