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대란 이대로 둘 것인가? / 조생구 |
| 2024년 10월 27일(일)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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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번에 의대생 2천명을 늘리면 의학교육의 기반이 흔들린다고 의대교수들이 반대했고, 의대를 평가 인증하는 의평원(한국의학교육평가원)도 마찬가지였다.
환자 곁을 떠난 1만 명의 전공의들은 의대정원 2천명 증원 반대보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더 크게 반발해 전면 백지화를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가 역대 9번의 의료개혁을 시도했으나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에 막혀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꼭 의료개혁을 이루어 내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여기엔 전직 의협회장이 정부를 향해 “정부는 우리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고 한 말에 대한 격앙된 감정적인 반응이다.
9번의 의사들의 반란이라는 실체는 없고 낭설일 뿐이다.
저는 의협 부의장을 역임하면서 28회 의정협의체 회의 결과를 매 주일 보고를 받았고 한 번도 의대정원을 논의하지도 않았다.
대의원총회에서는 의대증원은 안 된다고 결의했지만 현 시국에선 그럴 수 없으니 500명 선에서 합의안을 가져오면 대의원들을 설득해 추인하고 풀어가자고 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1월 초 윤 대통령이 갑자기 2천명 증원을 말하자, 무슨 뜻인가 물으니 각 의과대학에 수요조사를 발표했다고 해서 넘어갔다.
2월 다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의대정원 2천명을 발표하고 막무가내로 밀어부쳤고, 합의사항을 보여달라고 해도 회의자료를 파기했다고 했다.
그 후 의료개혁이란 명분을 의대증원의 필요조건으로 뒷북을 치며 역으로 만들어 가며 설득의 명분을 만들고 있으니 안타까웠다.
의사가 부족해 연봉 4억 원을 줘도 안 온다고 뉴스를 만들어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하지만 43년차 의사로 25년 동안 병원을 운영하는 필자도 연봉 2억4천이며, 코로나 때는 절반으로 버텼는데 현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물론 한 달에 수 억원을 버는 의사도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런 의사를 모든 의사로 대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전관예우를 받는 변호사가 1년에 20억을 번다고 하지만 모든 변호사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교수와 전공의를 알고 하는 얘긴가?
의사를 대화 상대가 아닌 개혁대상으로 삼아 비난하고 무대책 현실외면으로 어떻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나?
의대생 휴학을 막아선 정부는 질 낮은 의사를 배출하라는 것인가?
갑자기 의대 6년제를 5년제로 하겠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해부실습 대신 AI로 대신하고 의평원 해체는 무슨 말이고 원칙과 공정이 무너짐을 본다.
의대정원 2천명을 늘려 무슨 의료개혁이 된단 말인지 모르겠다.
아프다고 중증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서울로 가는 풍토에다 1·2·3차 의료전달체계를 무시해 지방의료가 무너지는 것을 보며 500명으로 중원하면서 의료전달체계를 세우고 필수의료 수가를 현실화해보고 조정하자고 해도 검찰이 의사를 죄인 다루듯이 하는데 실망스럽다.
필수의료 수가의 턱없이 낮은 것과 의료분쟁으로 인한 법적 책임이 문제이다.
외과의 맹장수술비(32만원), 복막염 수술비 (57만원), 분만비(50만원)의 저수가로는 누구도 법적 책임을 떠안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OECD국가의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를 말하는데 그리스가 3.6으로 1위 (우리나라 2.6)인데 의료 접근성과 치료성적은 우리나라에 비교할 수가 없다. 이런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의료를 더 이상 망쳐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정부는 의대정원을 500명으로 증원하고 결과에 따라서 내년에 증원할 것인지, 감원할 것인지를 논의해 결정한 후 조속히 의료대란을 종식시켜줄 것을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