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선거법 재판 본격화…준비기일부터 ‘설전’ 안도걸 의원 변호인들 ‘증거 분리·등사 제한’ 두고 검찰과 대립 박균택 의원 회계책임자 혐의 인정…정준호 의원 내일 첫 재판 안재영 기자

2024년 10월 28일(월) 19:55

사진=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4·10 총선)에서 당선됐으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광주·전남 현역 의원들의 명운을 가를 재판이 본격화됐다.

광주지법 형사12부(박재성 부장판사)는 28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안도걸(광주 동남을) 의원과 안 의원의 사촌 동생 A(구속기소)씨 등 피고인 14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안 의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A씨 등과 공모해 불법 전화홍보방을 운영하며 문자메시지 발송 등을 담당한 경선 운동 관계인 10여명에게 총 2천554만원을 대가로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 사이 ‘안도걸 경제연구소’의 운영비 등 명목으로 A씨가 운영하는 법인의 자금 4천302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도 적용됐다.

이날 안 의원의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전부 부인하며 A씨와 공모한 적이 없어 사실 관계를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 전반에 대해 인정하나 구체적인 입장은 수사 기록 등을 검토한 뒤 밝히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날 변호인 중 다수는 검찰이 선거 캠프라는 공동체에서 공모 하에 이뤄진 범죄라는 이유로 증거를 피고인 별로 분리하지 않고 통째로 제출한 것에 대해 반발했다.

각자 변호를 맡은 피고인이 다른데 800번이 넘는 증거 목록을 모두 봐야 한다는 것은 불합리하고 자신이 부동의 하더라도 다른 변호인이 동의할 경우 증거가 공개돼 재판부가 사실 관계에 대해 예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검찰이 개인정보 노출 등을 명분으로 일부 증거에 대해 등사 제한을 둔 것은 변호인의 입장에서 유출할 이유도 없고, 그럴지도 모른다는 의심에 피고인들의 변론권이 제한돼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중재에 나선 재판부는 검찰에게 증거에 대해선 범죄 행위별로 분류하고, 변호인의 등사 요청에 대해선 검토 후 적절히 회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변호인들에겐 다음 달 25일 재개할 공판준비기일 전까지 증거 목록 등을 살펴 동의 여부를 밝힐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했다.

같은 재판부는 이날 선거 비용을 2천880만원가량 초과 지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민주당 박균택(광주 광산갑) 의원의 회계 책임자 B씨에 대해서도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B씨는 이날 비용 초과 지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초과 금액에 대해선 따져 보겠다고 했다. 이는 초과 금액에 따라 의원직 유지 여부를 가를 형량도 달라지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재판부는 B씨 측의 입장을 받아들여 검찰 측에 초과 지출 액수를 세목별로 분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 B씨에 대한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27일 열린다.

한편 광주지법 형사12부는 오는 30일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민주당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에 대한 첫 재판을 연다.

경선 과정에서 이중 투표를 권유한 혐의를 받는 민주당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의원과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김문수(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의원 등에 대한 재판도 다음 달 시작될 예정이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