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 공무원에 칼 빼든 신안군 고육책 이해되지만

2024년 10월 28일(월) 23:10

전남 섬 지역 공무원들의 근무 기피 현상이 예사롭지 않다. 1천여 개 섬으로 형성된 신안군은 더 심각하다. 특히 신규 임용 뒤 제한 기간만 지나면 이탈하는 경우도 많다. 지속적인 유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급기야 특단의 조치를 꺼냈다. 5년 이상 근무한 공직자 중에서 전출을 희망하는 자에 대해 교육비 환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하는 것이다. 국방부가 국정감사에서 사관학교의 자퇴생 급증에 따라 양성 비용 환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데서 착안했다고 한다. 신안군은 신규 임용 시 기본 소양, 직무 전문성 향상 역량 강화 교육, 기타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비용을 지원한다. 그러나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다른 자치단체로 떠난 공무원 수가 64명에 달한다. 해마다 10명 안팎이다. 세부 전출 기준에 맞춰 시행하고 각자의 사정을 헤아려 엄격하게 적용해도 흡사 봇물터진 현실에 처했다.

일각에선 도서 지역 처우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음에도 실질 보상이 아직 미흡한데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열악한 숙소 환경, 안전상의 문제 등 생활적인 이유, 자녀 교육 부분까지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주민들은 행정서비스 공백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신안군이 추진하는 고육책이 십분 이해가 된다. 오죽했으면 싶다. 물론 공무원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근로·주거여건 향상을 위해 노력도 해야 한다. 전국적인 추이와 다르게 남성보다 여성 지원자가 월등하게 적은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결원이 늘어나 전출 동의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구조다. 기간제 인력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 보다 힘들다.

공무원이 비교적 안정적인 인기 직종이라 하나 섬이라면 여전히 기피 대상이다. 채용된 후 일정 기간만 지나면 다른 곳으로 썰물처럼 빠져 나가거나 아예 스스로 공직을 떠나는 사례까지 적지 않다. 한 두해의 일이 아닐텐데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중앙정부, 전남도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