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스트힙(Text-Hip) 열풍, 독서교육을 ‘힙’하게 / 조영서 |
| 2024년 10월 30일(수) 19: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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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힙 현상을 통해 독서를 단순한 학습의 개념으로 보던 것을 넘어 자신의 개성과 지적 활동의 표현이라고 봤을 때 독서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독서교육을 ‘힙’하게 만들기가 필요하다. 독서와 글쓰기 교육의 틀을 좀 더 유연하게 보고 아이들이 좋아하고 자주 접하는 웹소설, 그래픽 노블, 에세이 등 다양한 형태의 글을 수업에 활용하고,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을 읽고 내용을 분석하거나 스토리를 재창작하는 활동들을 통해 문학의 재미와 깊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결과물들을 플랫폼에 올리는 활동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공유하며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테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 구절을 캘리그래피로 쓰거나, 책을 배경으로 한 감성 사진을 찍어 게시하는 텍스트 힙 챌린지를 하거나 해시태그 캠페인에 참여한다면 더 많은 학생이 손쉽게 독서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독서 활동에 나서게 될 것이다. 독서로 자신을 표현하는 일련의 활동들이 재미있고 무엇보다 그러한 활동을 하는 자신이 멋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아이들의 개성과 생각을 존중하며 자율성과 선택을 강조하는 독서교육을 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선택하게 해 자율적인 독서 경험을 강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나 주제를 탐색하고, 자유롭게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아이들이 독서에 대한 동기를 내재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북 큐레이터’가 돼 자신이 추천하고 싶은 책을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서로에게 책을 추천해 주는 활동을 통해 책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고 흥미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친구나 동료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추천하는 행위 자체가 자신을 멋지게 표현하는 ‘힙’한 활동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독서 공간에 대한 ‘힙’함을 생각해야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단순히 책을 두고 조용히 읽는 공간이 아니라 카페 같은 편안하고 세련된 분위기에서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자유롭고, 다양한 독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공간이 필요하다. 모든 학교에 공간을 갖추기 어렵다면, 독서교육 거점학교를 선정하여 공간을 조성하고 다양한 독서이벤트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공간이 조성되면 독서 페스티벌을 열고 저자 강연, 책 교환 행사 등을 실시하고, 팝업 북 카페를 열어 학생들이 다양한 책을 접하고 서로의 독서 경험을 공유할 기회도 많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음악과 미술, 영상 등의 예술적 요소를 결합한 이벤트를 추가하면, 아이들은 독서가 더 매력적인 활동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다.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을 발표하는 시각에 우리나라 유명 출판사들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은 유튜브 영상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요즘 세대들은 책을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국내 굴지의 출판사인 문학동네, 민음사 등의 유튜브를 구독해 보고 댓글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이를 화제로 이야기 나누고 공유하고 즐기고 있다. 독서를 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문화로서 향유하고 표현하며, 공유하고 경험을 확장하여 깊이를 더해가는 것이다. 우리 광주 교육에서도 요즘 아이들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독서교육에 접근해 나간다면 독서의 즐거움을 더 많은 아이들에게 확산시킬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새로운 문학적 목소리와 창의적 사고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포스트 한강을 꿈꾸는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는 광주 교육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