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가구와 함께 하는 대한민국 / 전성남 |
| 2024년 10월 30일(수) 19:33 |
|
2024년 3월 대한민국 전국의 1인 세대 수는 1천2만여 명을 기록했고, 동년 동월 대비 약 20만 명이 증가했다. 이제는 1인 세대수가 전체 세대의 42%나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가족 구성과 생활방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변화의 요인으로 첫째, 노인인구 천만 시대로 고령화사회로의 진입으로 인해 홀로 사는 노인층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둘째, 결혼을 기피하거나 늦추는 경향이 커지면서 젊은 세대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셋째, 경제적 독립을 추구하는 개인주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적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문제점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에 2020년 중앙정부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가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자 소득·돌봄, 주거, 안전, 사회적 관계망, 소비의 5대 분야의 정책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소득·돌봄 영역에서는 다인 가구 대비 1인 가구의 소득·자산이 낮은 수준임을 고려해 기본생활 보장을 강화하고 건강 등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둘째, 주거 영역은 1인 가구의 주거 불안정성이 다인 가구에 비해 높고 공유주택이 증가함에 따라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새로운 주거모델을 활성화하고 있다. 셋째, 안전 영역에서는 치안과 방범을 강화하고 고립과 고독사 문제가 부각되는 1인 가구를 위해 사회적 관계망 사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넷째, 1인 가구 증가세에 따른 제품·서비스 소비 환경 변화에 맞춰 소비 영역에서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례로 광주 동구 소재 ‘들랑날랑 커뮤니티센터’와 ‘쪽빛상담소’를 들 수 있다. 2023년 진행된 동구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 곳 달방 거주민의 98%가 중장년 이상 1인 가구이고, 연락할 가족이 없는 경우가 54.6%이며, 도움을 요청할 이웃조차 없다는 응답도 56.3%로 심각한 사회적 고립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82.5%가 만성적인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주거환경이 열악한 쪽방, 비주택에 주방이나 욕실이 없어 식사 준비나 위생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쪽방촌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식사, 세탁실 등의 공간과 상담, 안부살핌, 일자리 기관 연계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들랑날랑 커뮤니티센터’와 ‘쪽빛상담소’를 설치했다. 주민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와 함께 식사를 나누고, 세탁과 샤워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비좁은 방에서 폭염과 혹한을 홀로 견디지 않도록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쉼터를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쪽방 주민들이 고립에서 벗어나 서로 안부를 살피고 돌보는 새로운 관계 맺음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이곳 센터에서는 ‘들랑날랑 커뮤니티센터’와 협업해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감 완화를 위한 요리활동, 추석 송편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참가자들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1인 가구 프로그램의 효과를 여실히 느끼고 있다.
이처럼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환경에서 국가와 시민단체, 기업 등이 힘을 모아 최고의 대응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1인 가구가 직접적으로 겪는 어려움인 건강 문제, 재난대처 등 안전 문제, 경제적 문제, 사회적 고립의 문제, 주거 공간의 문제, 사회적 관계의 문제 등에 종합적인 정책과 서비스가 지원돼야 한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1인 가구가 이웃으로, 주민으로, 국민으로 더욱 쾌적하고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모든 국민이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