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곳곳서 새로운 의식 개혁이 일어나야 / 오주섭 |
| 2024년 10월 31일(목)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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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1년 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제회의 기조연설에서 “민주주의 없이는 투명하고 공정하며, 경쟁력 있는 시장경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개혁은 법과 제도를 고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국민 의식과 관행의 변화가 따라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제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의식 개혁이 일어나야 합니다. 첫째는 과거 수십 년 동안 내려온 부패, 부조리, 비능률, 적당주의, 이기주의 등이 청산돼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과 권리 의식이 고조되고, 공정한 경쟁력에 의해서 성패가 좌우되는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이 확립돼야 합니다. 둘째는 21세기의 대격변기에 대처하는 전 국민의 지식인화가 필요하며, 세계화·과학화·정보화 시대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의식 개혁 또한 이뤄져야 합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교훈을 받아들여 국민적 의식 개혁을 지향하는 ‘제2의 건국’ 운동을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리가 공정하게 잘 작동하고 있는가?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새 정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뜻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국민의 정부’라고 칭했다. 국민의 정부는 권위주의적 통치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 질서 확립을 위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개혁은 낡은 질서를 극복해 새로운 사회질서를 만들고, 새로운 삶의 양식을 찾아가는 지난(至難)한 과정이며, 법과 제도를 고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국민의 의식과 관행의 변화가 따라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26년이 지난 지금 과연 대한민국 현실은 어떠한가? 역사는 되풀이된다더니 윤석열 정부 2년 반 동안 대한민국은 김 전 대통령께서 강조했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균형있게 발전하기는커녕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2008년 7월 김 전 대통령은 동교동 자택에서 ‘역사비평’과의 대담에서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을 계기로 이제 이 나라에서는 어떠한 독재자도, 어떠한 군부도 민주주의를 뒤집을 수 없는 그런 국민들의 힘이 형성됐다고 봅니다. 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민주주의를 성취해 낸 우리 국민들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존경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명박 정권 사람들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표현을 쓰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이룩한 엄청난 변화, 크게 성장한 국민들의 힘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과거로 돌아가려 하고 있어요.”라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 이후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 보다 유능해야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의 노력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을 거치며 훼손됐고,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바로잡으려다 다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한민국이 온통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있다. 올해 초부터 지역의 뜻 있는 분들이 윤석열 정부 이후 정부의 집권 능력은 그 어느 정부 보다 더 유능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지당(至當)한 말이다. 윤석열 정부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는 만큼 민주진보 진영은 김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제2의 건국운동’을 모토로 삼아 윤석열 정부 이후를 잘 준비해야 한다.
제2의 건국운동 필요
김 전 대통령은 “제2의 건국 운동은 국민 모두가 국정개혁의 주체로 참여하는 범국민적 운동입니다. 우리 한국은 21세기 세계에서 우뚝 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세계 속에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의식 개혁을 이룰 것입니다. 이러한 의식 개혁 운동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참여하되 민관이 하나 돼 추진해야 합니다. 실제 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깨끗하고, 능률적이며 봉사하는 정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의식 개혁의 기본에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철학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