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7조 ‘예산전쟁’…여야 ‘强 대 强’ 이어갈 듯 ‘尹-명태균 녹취’ 여파 대통령 시정연설 불참 가닥 與 “지역화폐 차단” 野 “민생토론회·마음건강 삭감” 안도걸·문금주 “지역경제·민생지키기 최선 다 할 것” 김진수 기자

2024년 11월 03일(일) 19:50

사진=연합뉴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677조4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여야는 이번 예산 국회에서도 지난주 끝난 국정감사와 마찬가지로 ‘강 대 강’ 대치 상황을 고스란히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예산 국회는 4일 예산안 시정연설부터 얼어붙은 정국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총리 대독’ 연설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내용 공개를 둘러싼 여야의 정면 충돌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예결특위 심사는 오는 7-8일 종합 정책질의, 11-14일 부별 심사가 진행되며 이후 18일부터 소위원회 심사를 거친다. 소위에서 합의되면 오는 29일 전체회의 의결 일정 등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예산 삭감과 증액 대상을 놓고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서민 복지, 미래 먹거리를 위한 반도체 관련 정책 과제와 지역 균형 발전 사업 등의 예산 증액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면서 예산 심사 과정에서 민주당이 시도할 ‘이재명표 예산’의 증액을 차단하는 한편, 정부 예산에 대한 야당의 지나친 감액 요구를 방어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지역화폐 추가 발행 관련 사업을 ‘이재명표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고 민주당의 증액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연관 지을 수 있는 예산을 삭감 1순위에 올렸다. 윤 대통령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지역 순회 민생토론회를 열어 각종 정책과제 추진 방침을 밝혔는데 민주당은 이를 선심성 사업으로 규정했다.

7천900억원으로 편성된 마음 건강 지원사업과 3천500억원이 책정된 개 식용 종식 관련 예산의 경우 김 여사가 관심을 기울인 ‘김건희표 예산’으로 보고 전액 삭감하려는 태세다.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예산에 대해서도 ‘칼질’을 예고했다.

광주·전남 예결위원은 재선의 주철현 의원(여수갑)과 초선의 안도걸(광주 동남을)·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권향엽(순천·광양·곡성·구례을) 의원 등 4명이다. 이 가운데 안 의원은 유일하게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 위원으로 선임됐다.

안 의원은 SNS를 통해 “예산소위는 각 상임위에서 넘긴 정부 예산안을 사실상 최종적으로 증액·삭감하는 권한을 갖고 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역 경제 발전과 민생 안정을 위한 예산안 심의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예결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 문금주 의원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보면 국민과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며 “예산은 내수·투자·성장 회복의 마중물이자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디딤돌이다. 더 꼼꼼하게 분석하고 더 치열하게 대응해 오직 국민과 민생을 지킬 수 있는 예산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