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재란 7義士와 義兵…‘다시 쓰는 구례 석주관전투’ 구례문화원, 5차례 왜 대항한 구례의병 이야기 담아 최명진 기자

2024년 11월 10일(일) 19:30

호남 동부지역의 정유재란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

구례문화원에서 펴낸 ‘다시 쓰는 구례 석주관전투’(정동묵·문수현 지음)다. 이 책은 구례군 토지면 송정리에 자리한 석주관성을 중심으로 정유재란 당시 구례 사람들의 항일 투쟁사를 담고 있다.

총 5차례에 걸친 석주관 전투에서는 구례 현민 3천500여 명과 화엄사 승병 153명이 전사했다. 이들 구례 현민을 이끈 구례 의병장은 왕득인·의성 부자와 이정익, 한호성, 양응록, 고정철, 오종 등 7의사다. 임진왜란 때부터 줄곧 구례를 지키던 현감 이원춘이 1597년 8월16일 남원성전투에서 싸우다 순절하자 왕득인이 의병 400여 명과 함께 의병을 일으켰다. 이들은 섬진강과 인접한 외길을 타고 오르내리는 왜군과 2차례에 걸쳐 맞붙었다. 첫 번째 전투에서는 이겼으나 1597년 9월 말 두 번째 전투에서는 패해 모두 전사했다.

이후 아들 왕의성이 아버지 왕득인의 전사 소식을 듣자마자 ‘복수’라는 깃발을 들고 다시 거병했다. 나이를 넘어 신의와 학문으로 서로 교류하던 구례의 5의사 역시 함께 거병해 석주관으로 모여들었다. 여기에 남원 의병장으로 호남 동부에서 신출귀몰한 게릴라전을 펼치던 조경남 역시 전략과 전술을 조언하고 전투에도 참여하는 등 가세했다.

또 책에서는 구례의 전투뿐만 아니라 임진왜란부터 정유재란까지 호남을 지키려던 고경명 부자의 금산전투, 황진의 웅치·이치전투, 김시민의 1차 진주성전투, 다시 황진의 2차 진주성전투, 이복남과 이원춘의 남원성전투 등 호남 의병장들의 역사적 전투까지 일목요연하게 서술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뿐만 아니라 구례에 살던 이순신과 구례 현감 이원춘이 나눈 일촉즉발의 전황과 정세 이야기까지 수록했다. 전문 사진작가를 동원해 작품성 있는 비주얼도 곁들였다.

정동묵 작가는 “구례의 석주관전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물러나지 않고 전 현민이 들고 일어나 왜에 항거한 보기 드문 호남의 역사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