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외로움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 파빌리온 ‘외로움의 지형학’ 내년 1월31일까지 동곡미술관…伊 레베카 모치아 작가 초청 4개국 현장연구 결과 바탕, 시각·청각·촉각으로 외로움 표현 최명진 기자

2024년 11월 11일(월) 19:30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 파빌리온 전시 ‘외로움의 지형학’이 진행 중인 동곡미술관 전시장 전경

‘외로움’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예술을 통한 사회적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보문복지재단 동곡미술관은 내년 1월31일까지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 파빌리온 전시 ‘외로움의 지형학’을 진행한다.

동곡미술관과 이탈리아문화원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공동주최하는 파빌리온 전시다.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의 떠오르는 신진 여성 작가인 레베카 모치아(사진)를 초청해 현대사회의 외로움을 탐구하는 예술적 시도를 선보인다.

전시는 레베카 모치아가 지난 몇 년간 연구, 창작한 활동을 바탕으로 꾸며졌다. ‘외로움’이라는 감정 상태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레베카 모치아는 2018년 영국에서 시작된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사회에서의 외로움과 그에 따른 심리적, 사회적 구조를 탐구해왔다.

작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외로움의 정점을 느꼈다. 파괴적인 세계 정치·경제 체계에 속한 인간으로서, 예술 분야의 일원으로서 그는 진정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심각하고 시급한 문제에 개인적·집단적으로 공동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영국·미국·일본·한국에서 진행한 현장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각국의 문화적 특성과 사회적 구조가 어떻게 외로움을 형성하고 있는지 다각도로 조명한다.

4개국에서 진행한 현장 리서치를 바탕으로 각국의 문화적 특성과 사회적 구조에 따라 형성된 외로움을 영상·사진·도자기·아카이브 자료 등을 활용한 설치작품으로 표현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서울예술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에서의 외로움에 대한 장소특정적 연구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몰입형 설치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외로움을 시각·청각·촉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단순히 외로움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직접 외로움을 체험하고 성찰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한다.

정소익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개인과 집단 간의 불안정한 관계와 그로 인한 외로움의 문제를 드러내고자 했다”며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미래지향적인 예술의 신선한 감각을 선사하며, 외로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예술을 통한 사회적 성찰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영헌 보문복지재단 동곡미술관 이사장은 “이탈리아와 대한민국의 수교 140주년을 맞이한 올해 이번 전시가 문화적 유대와 협력을 한층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