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 논란’ 도자기로 임대차 계약 맺은 수집가 ‘무죄’ 2015년 6월 고흥군과…6억여원 챙긴 ‘사기’ 등 혐의로 기소 안재영 기자

2024년 11월 11일(월) 19:54

‘모조품 도자기’로 고흥군과 임대차 계약 등을 맺어 6억 상당 이익을 챙겼다는 혐의로 기소된 고미술품 수집가가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사기,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고미술품 수집가 A씨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최근 기각했다.

이로써 A씨는 무죄가 확정됐다. 2016년 수사 개시 이후 8년, 2020년 기소 이후 4년여 만이다.

공무원 재직 시절부터 고미술품 등을 수집한 A씨는 2015년 6월 진품인지 불확실한 4천여점의 중국 황실 도자기 등을 고흥군에 장기 임대하기로 하고, 준비 임차료 명목으로 2억4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윤봉길 의사의 유묵 등을 10억원에 고흥군에 팔기로 하고 4억원을 먼저 받기도 했으나, 진위 논란이 일자 잔금은 받지 못했다.

수사 기관은 A씨가 모조품 등으로 고흥군과 거래해 6억4천만원 상당의 이익을 본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원심은 “A씨의 (일부) 기망행위를 인정하더라도 고흥군의 처분과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유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1·2심의 판단이 정당했다며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경찰은 2018년 4월 A씨의 물품을 보관 중인 고흥군 수장고를 압수수색하다 주전자 형태의 도자기를 깨트렸다.

이에 A씨는 정부와 고흥군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광주고법은 지난 2022년 7월 배상액을 2천만원으로 산정하는 등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현재 A씨는 임시 수장고에 보관된 도자기 수십점이 파손됐다며 정부 또는 고흥군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