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로 드러난 무안군 부실행정 솜방망이 처벌 안돼

2024년 11월 17일(일) 18:18

전남도 감사관실에 따르면 무안군 건축과, 농업정책과, 지역개발과, 일로읍을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농지법, 국토계획법, 환경법 위반 등 관리 소홀·방치 관련 총 7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다. 본보가 집중 보도한 남악신도시 오룡2지구 인근에서 이뤄진 대규모 ‘뻘흙 불법 성토’ 묵인·방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무안군은 지난해 3월 초 현장 점검을 거쳐 망월리 농업진흥구역 내 농지 38필지(총 면적 8.8㏊)에서 농작물 재배 및 토지 개량에 부적합한 성토를 확인했다. 심지어 현장 점검을 통해 철근·쓰레기 등 폐기물이 포함됐다는 제보에도 불구하고 외관 상 안 보인다는 이유로 굴삭하거나 토지오염 분석 의뢰 등 절차를 무시했다. 현행법상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하는 2m 이상 성토 토지도 고발 등 처분 역시 진행하지 않았다.

이후 행정행위 또한 부적절했다. 무안군은 33필지에 대해 토지주들이 반발하자 최종 원상 회복 명령에서는 뻘흙 위에 양질의 흙을 적토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나머지 5필지는 우량 농지 조성 사업 개발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단순 계도 조치를 거쳐 준공 승인해줬다. 무안군은 이 가운데 17필지는 공익직불금 대상으로 삼았다. 무엇보다 26필지가 6년 사이 매매·분할이 이뤄졌고 인근 농지에 농가주택도 잇따라 건축됨으로써 영산강도로 개설 등 개발 호재를 노린 투기 목적성도 부상했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봐도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무수한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됐지만 흡사 모른체 했다. 총체적 부실로 규정된 것이다. 전남도 감사관실은 최소 2명 이상의 징계를 포함해 12명에 대한 문책을 무안군에 요청했다. 주무부서 3곳에는 주의 처분도 내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을 갖는 문제다. 엄중한 사안에 비춰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본지는 수차례 심층 보도를 통해 공직사회의 부정, 비리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행정의 공정성이나 투명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유사한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결코 가벼운 처벌로 마무리돼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