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인선생의 역경 강좌](222)육십사괘해설:64. 화수미제(火水未濟) 上 “미제 형, 소호흘제 유기미, 무유리” |
| 2024년 11월 21일(목) 19: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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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미제괘의 때에는 기제 내괘에 있던 이(離)가 위로 올라가고 외괘에 있던 감(坎)이 아래로 내려와서 염상(炎上)의 화기(火氣)와 침강(沈降)의 수기(水氣)가 서로 교제(交濟)되지 않아 쓸 수가 없고, 효상을 살펴봐도 기제와는 전혀 거꾸로 돼 있어 육효 모두 위치를 잃어서 ‘미제’(未濟)라는 상의(象意)가 나온 것이다.
미제가 위치를 잃었다는 것은 육효의 위치가 모두 음양이 올바르지 않는 부정(不正)의 효이고 양(陽)이 위치를 잃어 음(陰)이 그 위치를 침범했다는 뜻이며 주괘인 군위의 오효가 음효로서 양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으로 잡괘전에서는 귀매를 ‘처녀의 마지막’이라고 해 ‘여지종야’(女之終也)라 한데 반해, 미제를 ‘남자의 궁함’이라 해 ‘남지궁야’(男之窮也)라 한 것이다.
미제를 기제 다음에 배치한 이유에 대해 서괘전에서는 ‘만물은 다 끝낼 수가 없다. 그러므로 미제로 이어 받는다’고 해 ‘물불가궁야 고 수지이미제’(物不可窮也 故 受之以未濟)라고 말했다. 이로써 세상의 만물은 완벽한 것은 없고 때와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십사괘가 다시 돌아가는 순환의 법칙을 밝히고 있다.
미제괘의 상하괘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상층부 이괘(離卦)는 하층부의 도움 없이도 모든 것이 충족되고 안정돼 나름대로 잘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하층부의 문제에 관심이 없다. 반면에 하층부 감괘는 이음(二陰)이 서로 일양(一陽)을 차지하기 위해 이전투구(泥田鬪狗)하고 있다. 그러나 하층부에 무관심한 상층부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미제괘’(未濟卦)라고 이름 한 것이다.
상하괘 간의 화상(畵象)을 보면, 물 속에서 옥구슬을 찾아 불로 연마하는 갈화구주지과(碣火求珠之課)의 모습이고 새벽의 해가 바다에서 떠오르는 효광부해지상(曉光浮海之象)이며, 근심 걱정 속에서 기쁨을 갈망하는 우중망희지상(憂中望喜之象)이고 꽃이 떨어져 결실을 맺는 화락결실지의(花落結實之意)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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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미제괘(未濟卦)의 괘사는 ‘미제 형, 소호흘제 유기미, 무유리’(未濟 亨, 小狐 濟 濡其尾, 无攸利)다. 즉, ‘이루지 못한 일을 다시 시작하니 신께 기도하라. 어린 여우가 강을 거의 다 건너가다가 꼬리를 적셔 버리니 이로운 바가 없다’는 뜻이다.
새로운 시작은 이렇듯 어렵다. 단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미제는 일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때이고 하천을 아직 건너지 않은 것이다. 지금부터 이루려고 하는 것이 아직은 때가 아닌데, 크게 나아가서 노력해 일을 이루려고 하니 단사에서 ‘미제 형’(未濟 亨)이라고 한 것이다. 구이가 응하고 있는 육오는 유중(柔中)의 효를 얻고 있어 ‘유득중야’(柔得中也)라 했다.
기제와 미제에서는 감수의 상을 여우로 본다. 여우는 물과 친근하고 물의 속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감의 여우가 아래 괘에 있으니 작은 여우가 하괘의 물을 건넜는데, 다시 삼·사·오효에서 감의 물을 만났으니 이를 중간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소호흘제 미출중야’(小狐濟 未出中也)라 한 것이다.
힘이 약한 작은 여우가 처음에는 강 하나를 건넜는데 또 강 하나를 분발해 건너가려 하나 그 힘을 지속할 수 없어 꼬리를 적셔버렸으니 미제가 기제로 완성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미제로 다시 탈출하려고 하는 것도 곤란해 진퇴양난(進退兩難)으로 이로울 데가 조금도 없다. 이를 ‘유기미 무유리’(濡其尾 无攸利)라고 말한 것이다.
비록 미제괘는 육효의 위치가 올바르지는 않으나 모두가 음양상응(陰陽相應)하여 서로 돕고 격려해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노력한다면 기제에 이를 수 있다고 해서 ‘수불당위 강유응야’(雖不當位 剛柔應也)라 한 것이다.
상전에서는 ‘물 위에 불이 있는 것이 미제’라고 해 ‘화재수상 미제’(火在水上 未濟)라 했다. 상승하는 이(離)가 위에 있고 하강하는 감(坎)이 아래에 있어 활용하는 용(用)의 측면에서 보면 서로 교류 교합하지 못하니 아직 이루지는 못하는 것이지만 있어야 할 성질의 이화(離火, 남방)와 감수(坎水, 북방)가 있어야 할 장소에 마땅해 물건 구분을 명확히 해서 그 분수에 맞는 올바른 데에 놓는다 것은 역시 군자가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해 ‘군자이신변물거방’(君子以愼辨物居方)이라고 말했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미제괘를 얻으면 점고의 포인트는 이화와 감수가 아직 교차하지 않았고 육효 모두가 정위(正位)를 잃었으나 서로 응(應)하고 있는 삼양삼음(三陽三陰)의 교역괘라는 점이다. 기제를 본괘에서 얻으면 변괘로 변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 흩어지니 본괘보다는 지괘에서 얻은 것이 좋고, 미제괘는 지괘에서 보다는 본괘에서 얻어 다른 괘로 변하는 것이 좋다.
미제괘를 만나면 지위도 안 좋고 때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으로 미제를 얻어 일을 시작하게 되면 반드시 중도에 좌절이 있어서 지금보다 더 궁지에 놓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니 가볍게 움직여서는 안된다.
돈이 있어도 자본으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사람도 인적자원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녹록하지 못해 초조하지만 일시적으로 흥분해 움직이지 않고 절제와 끈기로 노력해 나아간다는 방침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운기, 운세는 처음은 어렵고 나중에는 쉬워진다. 지금은 해가 뜨기 직전의 가장 어두운 순간이라 할 수 있으니 해가 떠오르는 때를 위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고 근면성실한 자세가 필요하다. 소망이나 바람 등은 지금은 때가 아니니 서두르지 말고 서서히 나아가면 이뤄진다. 직업과 직장에서는 아직 적응하지 못해 익숙하지 못하지만 점차 동료들과도 교제를 원만히 해감으로써 호전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점점 흥미를 가지게 된다. 현재의 지위에 불만이 많거나 불안하거나 지출이 너무 많은 사람이라도 어두운 시절을 벗어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전업, 이전은 생각대로 돼가는 때는 아니지만 모든 것들이 서서히 호전되어 가고 있으니 외괘의 효가 움직이는 때를 기다리면 가능하나 조급하면 실패한다. 교섭, 담판 등은 본인이 어려운 상황에 있으나 외내효가 상응(相應)하고 있어 강하게 밀어 붙이면, 즉 역위생괘(易位生卦)하면 오히려 상대가 타협을 바라고 있어 굽히고 들어온다. 물가는 여러 가지가 섞이고 엉켜 착종(錯綜)하고 있으나 금방 안정은 된다.
혼인은 양쪽의 입장이 전도(顚倒)돼 있어 상당히 어려우나 음양 친비(親比)하고 있어 점차 이야기가 진행돼 맞춰 가면 성사될 수 있다. 예컨대 이쪽은 가문(家門)을 이어갈 자인데 상대는 사위를 들이고 싶어 하는 경우 등이 많다. 잉태는 정혼 이외의 사람과 연애하여 임신하고 있는 상이나 안부(安否)는 섭생(攝生)이 잘 되고 있어 안산(安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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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것은 도중에 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정체되고 늦어진다. 문서나 송품은 이미 발송됐고 외괘가 움직일 때가 내일이니 며칠 후에 온다고 판단한다. 가출인은 친한 다른 이성과 함께 있고 남자 가출인은 곤궁한 상태에 있으며, 여자 가출인은 집에서 반겨 받아들이는 상이고 물에 빠졌거나 정(情)에 빠져 있다. 분실물은 낮은 곳에 있거나 어지러진 물건 속에 섞여 있어 생각과 정반대되는 곳에 있다. 날씨는 수화(水火)가 교차되어 변덕이 심하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