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10년이 지난 지금 / 윤예심

2024년 11월 26일(화) 18:48

윤예심 담양소방서장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로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세요.”

2012년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가 시행된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가정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제대로 설치돼 있는지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4-2023년) 화재 41만497건 중 주택화재는 7만5천215건으로 연평균 7천522건이 발생했으며 매년 평균 144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고 있다.

전체 화재에서 주택화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하지만 화재 사망자 중 주택화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46%에 달해 인명피해가 특히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주택 화재에서 왜 이렇게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의 부재’에 있다.

특정소방대상물은 법적으로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 돼 있지만, 일반 주택은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의무만 있을 뿐 실질적인 설치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주택용 소방시설의 중요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1977년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한 미국은 사망률이 설치 이전보다 40% 이상 감소했다. 영국은 설치율을 1989년 35%에서 2011년 88%까지 끌어올려 화재 사망자가 54% 감소했으며, 일본은 2014년 설치율 81%를 달성한 뒤 10년간 화재 사망자를 12% 줄였다.

이처럼 작은 소방시설 하나가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은 통계로도 충분히 입증된다.

이처럼 작은 단독경보형감지기, 소화기의 설치·필요성은 통계에서 보듯이 백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인구의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이에 따른 관계인 초기대응은 어려워졌으며, 결국 소방차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계속 증가하게 된다.

이 글을 읽는 순간만큼은 주택용 소방시설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분명 생각지 못한 그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최고의 가성비를 가진 소방시설 ‘소화기·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로 내 가족, 나아가 이웃의 안전을 지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