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재·인건비 등 공사비 폭등…유동성 위기 지방 건설사 ‘직격탄’ ‘건설공사비지수’ 최근 4년 사이 30% 상승 임채만 기자 |
| 2024년 11월 28일(목) 2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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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방 건설사들은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주택 미분양, 수주 감소 등 유동성 위기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공사비지수↑ 건설업 수익성 악화
28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의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0.45(p)로 전월 대비 0.56%, 전년 동월 대비 0.86% 올랐다.
주목할 점은 2020년 건설공사비지수 100(p)을 기준으로 2021년 115.52, 2022년 125.52, 2023년 129.34, 2024년 130.45로 최근 4년 사이 30% 상승했다는 것이다.
건물건설과 건축보수지수는 전월 대비 0.60%, 토목건설지수는 0.46%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와 같은 직접 공사비를 대상으로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와 생산자물가지수, 대한건설협회의 공사 부문 시중노임 자료 등을 이용해 건설기술연구원이 작성하는 가공통계다. 건설공사 직접공사비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로 공사비 시차 보정, 계약금액 조정 등에 활용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설 현장에서 공사비 상승은 건설업체들의 원가율 하락을 주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자재비 인상은 물론 인건비도 꾸준히 올라 건설공사비지수가 급상승했다”며 “불경기 속 건설사들의 원가 압박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설경기 침체…폐업 건설사 증가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폐업하는 건설업체도 증가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건설업 폐업 신고는 3천164곳(종합공사업 540곳, 전문공사업 2천624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2천599곳) 565곳 증가한 수치다.
폐업 사유를 보면 ‘사업 포기’가 가장 많았으며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증가, 장기화하는 부동산 경기 악화 등 복합적인 원인이 폐업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고금리 장기화에 건설경기 침체를 버티지 못한 지방의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9월 기준(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6천776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78%인 5만1천909가구가 지방에 집중됐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적으로 1만7천262가구에 달한다.
◇“현장 반영 단가 현실화” 여론 비등
지방 건설 현장 관계자들은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단가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먼저 철근콘크리트 공사 중 일부 세부공종 설계단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점을 예로 들고 있다. 실제 거푸집 중 합판거푸집의 표준시장단가는 규격별 4-7만원 정도로 설계 금액에 반영되고 있지만 하도급단가는 7-10만원에 형성돼 있다.
거푸집의 경우 전체 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거푸집 항목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적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거푸집의 표준시장단가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안전관리 강화에 따라 안전관리비 요율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건설공사 중 안전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강화돼 안전관리비 실사용 금액이 설계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안전관리비 산정요율 상향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는 이유다.
아울러 적격심사와 간이형종심제 대상 공사 낙찰률 상향도 현실화가 절실하다.
현재 적격심사 대상 공사 중 100억원 미만 낙찰률은 설계 금액 대비 86-87% 수준이다. 100-300억원 공사는 80-81%, 간이형종심제 대상 공사는 80-82% 정도에 낙찰된다.
설계 금액은 해당 공사를 수행하는데 설계 금액 만큼의 공사비를 들여야 건설사도 일정 수준의 이윤을 내 제대로 된 품질을 확보한 목적물을 완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설계 금액에서 13-20%를 삭감해 낙찰받게 하는 적격심사와 간이형종심제 기준으로는 건설사의 적자가 불가피한 데다, 부실공사와 안전사고 발생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낙찰률을 현재보다 10% 이상 상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지방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 때문에 건설 현장의 체감 경기는 코로나 이전보다 휠씬 어렵다”며 “현실 단가에 맞는 대책이 나와야 지방 건설사의 줄도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채만 기자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