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형 예비마을기업’ 줄도산 위기 정비 시급 전체 기업 중 폐업·사업 미운영 의심 기업 40% 양시원 기자 |
| 2024년 12월 03일(화) 1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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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부가 마을기업 관련 사업 예산을 큰 폭으로 삭감하고 있어 전남도가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운영·지원 체계 재정비 등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3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도내 마을기업은 총 332개소로 경기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전남 마을기업은 유형별로 행정안전부 지정 마을기업(신규·재지정·고도화)이 209개소, 전남형 예비마을기업이 123개소다.
행정안전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1년부터 마을기업 육성 사업을 추진했다. 마을기업은 주민들이 각종 지역 자원을 활용해 수익·일자리를 만드는 마을 단위 기업이다.
행안부는 마을기업을 설립하려는 조직을 예비마을기업으로 선정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될 경우 신규 마을기업으로 전환하는 형태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전남도는 ‘행안부형 마을기업’ 진입을 독려하기 위해 2013년 전국 최초로 ‘전남형 예비마을기업’ 사업을 도입했다.
전남형 예비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 행안부형 예비마을기업(1천만원)보다 2배 많은 2천만원의 사업비(도 30%-시·군 70% 매칭)를 지원받을 수 있다. 문제는 전남형 예비마을기업이 체계적 관리 없이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기준 전남형 예비마을기업 123개소 가운데 실제 운영 중인 기업은 73개소에 불과하다. 폐업 의심 업소 11곳, 휴업·미응답 업소 39개소 등 전체 123개소 중 40%(50개소)가 폐업 및 사업 미운영 의심 기업으로 확인됐다.
고용 활성화를 위한 사업임에도 고용 실적은 최악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남형 예비마을기업은 2022년 92곳에서 2023년 107곳으로 늘었지만 전체 고용 인원은 322명에서 217명으로 105명(32.6%)이나 급감했다.
경영난에 따른 고용 악화가 심화하면서 고용원 1명 이하인 기업은 46개 사로 전체 운영 기업 중 63%에 달했다. 또한 연 매출액 1억원 이상 기업은 11곳 뿐이다.
게다가 전남도와 22개 시·군의 부적절한 관리는 부실기업을 양산하고 있다. 매년 한 차례 점검을 통해 사업 불능, 폐업 등 지정 취소 사유 발생 시 현장 실사 후 지정 취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그동안 전남도와 시·군의 전남형 예비마을기업 지정 취소 건수는 22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예비마을기업은 시·도가 지정하며 지정 2년 이내에 행정안전부의 신규 마을기업 단계로 전환(지정)해야 한다. 하지만 전남형 예비마을기업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 같은 2년 기한마저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한 번 지정되면 계속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예비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행안부 마을기업 선정이 필수임에도 정부가 관련 사업을 축소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줄도산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실제 마을기업은 신규 지정 5천만원, 재지정(2회차) 3천만원, 고도화(3회차) 2천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그러나 행안부는 올해 신규 마을을 한 곳도 선정하지 않았고 내년에도 역시 신규 지정 사업비를 책정하지 않았다.
2023년 69억6천500만원이던 마을기업 예산은 2024년 26억9천500만원, 2025년(정부 제출안 기준) 16억7천500만원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남도와 시·군은 별도 지침 변경 없이 내년에도 평년과 비슷한 규모의 전남형 예비마을기업 선정을 위해 3억2천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에 따라 마을기업 숫자 확대 대신, 기존 기업 활성화·고도화 등 정책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전남도 관계자는 “휴업·미응답 의심 업체는 내년 초까지 현장 실사를 통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계획”이라며 “영세한 전남형 예비마을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규 마을 진입 시 지원금 등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양시원 기자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