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는 누가 키우나? / 김현성 |
| 2024년 12월 04일(수) 1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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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적이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디지털 전환이 돼야 한다. 디지털 전환이란 이름으로 소상공인들에게 부담과 비용이 전가되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이 앞장서니 더 문제다. 차등수수료라는 한시적이고 과반에 의존하는 반쪽 자율규제만으론 안된다. 카드 수수료와 같은 배달 중계 수수료 상한을 법제화 해야 된다. 카카오택시도 3%의 중계 수수료를 받는다. 5% 이상의 배달 중계 수수료는 과하다. 아울러 최혜대우, 불공정 광고등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입법이 필요하다.
아울러 스마트 오더라는 이름으로 키오스크와 태블릿을 표준처럼 강제하지 말고 QR 오더를 정부 스마트 오더 보급에 넣어서 소상공인이 장치형이든 비장치형이든 선택하게 해야 한다. 소상공인에게 불리한 키오스크와 태블릿을 스마트 오더의 표준처럼 강제하는 것은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이란 미명으로 혹세무민하는 것이다. 중국이나 동남아에서는 이미 QR로 주문하고 결재까지 하고 있다. 디지털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대기업과 정부가 알고도 진행했다면 사기고 모르고 했다면 무능함이다.
디지털 경제 시대 상품을 갖고 있는 것은 엄청난 경쟁력이다. 차별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의 요식업 종사자들이 상품을 갖고 디지털 커머스를 통해 전국적으로 글로벌한 새로운 수요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위해서 1천명의 백종원이 필요한 것이 아닌 소상공인이 소상공인의 문제와 답을 찾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성공 이야기가 소상공인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주체적 역량을 키우고 로컬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외부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지속가능성이 없다. 백종원의 성공브랜드인 예산시장도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어렵다. 이를 분노하는 백종원씨의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통영의 축제도 백종원 대표가 사과를 할 정도로 참여자들의 비판적 목소리가 컸다. 소상공인의 다양한 현실적 위치를 고려한 해법을 찾아주는 소상공인의 경험과 이야기가 소상공인에게는 더 큰 힘이 될 것이다.
영세소상공인에게 지원하는 배달료 2천억 원을 개별 소상공인에게 30만원씩 준다고 문제가 해결 되지 않는다. 배달료로 쓰게 될지에 대한 의문과 배민·쿠팡이츠까지 포함해서 쓰게 된다는 시장 점유율 만큼 나눠 갖게 될 것이다. 벌을 받아야 할 플랫폼에 상을 주는 꼴이 될 것이다. 정부의 지원은 정부가 지향하는 방향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재정운영이 돼야 한다. 상생협의체는 궁극적 해법을 민간앱이 두려워할 유효적 경쟁 공공앱이 등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배달료 지원 방식도 공공배달앱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지원돼야 할 것이다. 지원된 배달료를 공공배달앱에 쓰게 한다던가 일정액을 공공배달앱에 쓰게 쿼터를 정한다던가 아니면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지자체에 매칭 방식으로 지원을 한다던가 보다 실효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들어서 보편적으로 생긴 소상공인 지원 방식중 하나가 자부담이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사업에서 과거에 없던 30-10%까지 자부담을 의무로 하고 있다. 지원받는 소상공인의 책임성을 키우기 위한 고민도 이해한다. 그러나 하필 지금이냐? 라는 질문에는 설명이 어렵다. 100만 소상공인 폐업시대에 살아 내려는 소상공인에게 꼭 자부담 방식의 지원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자부담 방식의 지원 사업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한시적으로라도 자부담 없는 소상공인 지원을 통해서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가는 소상공인을 더 응원하고 격려해야 한다.
백범 김구 선생이 강조한 리더십은 윗자리를 차지하려는 감투싸움 쟁두(爭頭)가 아니라, 힘든 일은 먼저 하려드는 쟁족(爭足)이다. 소를 키우는 쟁족의 다툼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