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센터에서 가족상담의 중요성 / 박희석 |
| 2024년 12월 09일(월) 19:26 |
|
가족을 설명할 때 가장 손쉽게 설명하는 것이 움직이는 모빌(mobile)이다. 부모라는 중심축을 중심으로 여러 갈래로 자녀들이 매달려 있다고 보면 된다. 모빌에서 중심축의 부모가 흔들리면 자녀들이 흔들리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각각의 부모 역시 그 위에 각자 원가족의 부모, 형제들과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가족은 세대를 통해 모빌의 형태로 복잡하게 연결 및 얽혀있다. 가장 영향력이 있는 연결은 3대로 보고 있다.
가족이란 ‘혼인, 혈연 또는 입양에 의해 결합된 집단으로 하나의 가구를 형성하고 남편과 아내,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과 딸, 형제와 자매라는 각각의 사회적 역할 속에서 상호작용하고 의사소통하며, 공통의 문화를 창조하고 유지하는 집단’을 말한다. 전통적인 상담에서 한 개인의 심리적 문제는 개인 내부의 문제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가족상담에서 한 개인의 심리적 문제는 그 개인을 둘러싼 가족과 상황적 맥락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가족상담의 관점에서 개인의 어려움은 그 사람의 가족 내에서 구조가 흔들리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이해하고 있다.
전문상담사인 필자는 한 개인의 심리적 문제가 발생할 때 개인의 범위를 넘어 가족의 영역으로 확대하여 가족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가족 간의 소통을 원만하게 이끌 때 개인의 변화가 수월하다는 점을 오래 전부터 경험해 왔다. 필자는 과거에 모 방송매체를 통해 ‘달라졌어요’ 시리즈를 진행한 바 있다. 부모, 부부,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에서 자녀의 문제를 다룰 때는 부모를 대상으로, 부부갈등의 문제를 다룰 때는 각자 원가족의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주제로 상담을 하였다.
부모가 달라질 때 자녀의 변화가 수월했고, 부부 각자가 원가족에게서 받은 상처를 극복할 때 부부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같이 가족은 상호 의존적이기 때문에 한 가족구성원의 변화는 다른 가족구성원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 가족 내에서 배우자와 갈등이 심하고 자녀가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우선 우리 스스로 원가족을 통해 입은 상처가 가족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일이다.
정신분석가 S. 프로이트는 “우리들이 겪는 무의식적 충격은 기억되기보다 재현되고 싶어 한다”라고 했다. 즉, 가족으로부터 고통을 겪은 사람들은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 고통의 굴레로 되돌아가려는 무의식적 속성이 있다는 의미다. 무서운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자녀가 결혼해서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도 아버지처럼 무서운 아버지가 돼 있더라는 말이 이런 의미이다.
이처럼 우리의 반복된 생각과 감정, 그리고 패턴화된 행동에는 가족과 무관하지 않다. 가족구성원이 심리적 어려움이나 문제행동을 보일 때 현재 가족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부모가 자신의 원가족을 통해 형성된 마음의 상처가 되물림 되는 것은 아닌지를 점검하여 개인보다는 가족을 중심으로 해결방안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의미 있는 일이다.
가족상담은 가족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한 가족성원의 문제를 다룰 때 가족의 보이지 않은 역동을 이해하고 가족 전체의 역기능적인 상호작용 패턴을 유연하게 해 근원적인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서구가족센터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서 전국 가족센터를 대상으로 2016년부터 가족상담 우수기관으로 인증받아 가족상담의 전문성을 평가받고 있다. 개인이든 가족이든 누구든지 가족 내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우리 가까이 있다. 용기 있게 두드려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