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계엄’ 일주일여…“尹 퇴진” 확산 속 계엄 트라우마 호소 광주비상행동, 명칭 변경·조직 정비 출범식…“집회 지속” 안재영·주성학 기자 |
| 2024년 12월 10일(화)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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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차 계엄은 없을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담화에도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시·도민들은 현 정권의 퇴진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광주비상행동 “5·18광장 집회 계속”
12·3 비상계엄 발령 직후부터 행동에 나선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은 10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 출범식을 갖고 “윤 대통령의 퇴진까지 시국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기준 광주비상행동에 참여하는 광주·전남지역 단체는 총 113곳으로, 1차 집회가 열렸던 지난 4일보다 37곳이 늘었다.
규모가 커짐에 따라 광주비상행동은 보다 체계적인 투쟁 활동을 위해 ▲전체대표자회의 ▲공동대표단 ▲운영위원회 ▲상황실 ▲고문단 ▲지도위원 등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또 윤 대통령 퇴진 이후에도 현존하는 여러 사회 문제 해결에 힘을 모으자는 취지에서 단체명을 변경했다.
조직 정비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알린 광주비상행동은 오는 14일 열릴 ‘제6차 시민총궐기대회’ 전까지 매일 5·18민주광장에서 시국성회 형식의 집회를 열기로 결의했다. 제6차 시민총궐기대회는 기존 5·18민주광장을 넘어 금남로 전역에서 열릴 예정이다.
◇잇단 시국선언…‘尹 규탄’ 한목소리
‘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전남기독교협의회는 이날 오후 광주YMCA 무진관에서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성경의 잠언 6장 12-19절에 빗대 ‘불량하고 악한 자’에 대해 설교한 장헌권 전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은 “윤석열 정권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어졌다”며 “배우자 주변에 무속인이 있고 이를 통해 국가의 중대한 현안을 결정한다는 말을 듣고 통탄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전 회장은 “80년 오월 계엄령 선포로 군인들이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았는데, 이 같은 일을 다시 벌인 윤 대통령은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광주는 민주·평화·인권의 정신을 모아 윤석열을 대통령 자리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선대학교 교수평의회 소속 교수 592명은 긴급 시국선언문을 통해 “불법 계엄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석열의 탄핵과 퇴진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의심의 여지가 없는 내란행위에 대해 의회가 탄핵소추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며 14일 예정된 표결에 따라 향후 투쟁 강도를 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광주·전남 전직 언론인들로 구성된 광주·전남언론인회도 성명을 통해 “반민주적인 언론 검열과 권력 장악을 위한 불법적인 계엄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옛 전남도청에 ‘보도검열관실’ 복원을 추진하던 중 비상계엄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경악스럽다”며 “윤석열이 지난 3년간 5·18묘지를 참배하며 ‘5·18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소중한 역사’라고 강조했던 것은 보위를 위한 헛소리였다”고 규정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도 5·18이 한국 민주화에 기여했음을 인정하고 폄훼하는 인물을 선거에서 제외하기도 했는데, 그런 정당이 ‘질서있는 사퇴’를 운운하며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책무를 외면하고 범죄자를 감싸는 행위”라며 “자기 정당의 안위만 생각하며 고집을 부리고 있을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2차 계엄 불안” “일상 돌려달라” 염원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시·도민들은 평온했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윤 대통령의 탄핵’이라고 입을 모은다.
4-5차 궐기대회에 모두 참여했다는 시민 김모(42)씨는 “12·3 비상계엄 후 언제 또 똑같은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에 단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했다”며 “따뜻한 침대에 누워 있는 것 보다 찬바람이 부는 광장에 나와 윤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게 더 편하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집회 참여자 오모(24)씨는 “2차 계엄은 없을 것이고, 발령돼도 따르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미 한 차례 과오를 저지른 그들의 말을 누가 믿겠냐”며 “휴대폰 진동이 울릴 때마다 잠에서 깨게 된, ‘잘못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계속 광장으로 나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월 단체 관계자는 “국회에 들어가는 계엄군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가족과 친구를 잃은, 80년 5월을 절로 떠올렸다”며 “트라우마라는 단어의 무게를 알기에 가볍게 쓰고 싶지 않지만, 많은 오월의 식구들이 굉장히 힘들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계엄이라는 역사 속에 나올 단어를 다시 말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화가 난다”며 “되살아나는 악몽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의 탄핵과 퇴진 운동에 함께할 것”이라고 읊조렸다./안재영·주성학 기자
안재영·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