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막걸리에서 이제는 지역 대표 증류주로

['위기의 전남 쌀 구하자'···쌀 소비 촉진 향토업체 찾아서](8)해남 ‘해창주조장’
유기농 찹쌀 사용해 감미료 無…매년 지역 쌀 360t 소비
이달 중순께 해창 대장경 25·45·82도 신제품 출시 예정

안태호 기자
2024년 12월 11일(수) 19:19
전국적으로 유명한 막걸리 회사인 해남 ‘해창주조장’이 예전부터 먹걸리 제조에 지역 쌀을 사용해 생산농가와 상생을 돕고 있다. 사진은 오병인 대표
정부가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막걸리와 같은 전통주의 주세 경감 대상을 2배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쌀 가공식품 촉진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해남군에 있는 ‘해창주조장’은 예전부터 꾸준히 지역 쌀을 사용해 지역 농가의 상생은 물론 전국을 대표하는 유명 막걸리 회사가 됐으며 이제는 증류주 시장에도 도전해 더 많은 쌀 소비에 앞장설 계획이다.

11일 해창주조장에 따르면 해남군 화산면 해창길에서 지난 1927년 일본인 시바다 히코헤이가 미곡 창고를 짓고 주조장을 운영했다.

그 뒤 시바다와 함께 일하던 장남 문씨와 황의권 씨를 거쳐 지난 2008년부터 4대 주인으로 오병인(58)대표가 맡아 오고 있다.
해창주조장 입구 전경

해창주조장은 오 대표가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전국 주조의 대가를 찾아다니며 제조법을 배웠고 중국, 독일 등에도 나가 증류주 공부도 하고 왔다.

현재 해창의 대표 상품으로는 9·12·15·18도 등이 있다. 이러한 막걸리 발효 단계에는 한 번만 담가 완성하는 단양주부터 이양주, 삼양주 등으로 구분하는데 과정이 많을수록 고급술로 평가받는다.

이중 18도 상품은 1년 중 설과 추석, ‘가정의 달’인 5월, 연말에만 예약 판매를 하기 때문에 구하기도 쉽지 않지만, 판매 개시 후 며칠 만에 무조건 매진된다.

해창 9·12도는 삼양주고 18도는 사양주며 빚는 방법과 더불어 재료도 중요한데 해남에서 재배한 유기농 찹쌀을 사용해 매년 360t 정도의 쌀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오 대표는 기존의 업체들과 달리 감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찹쌀과 멥쌀의 최적 비율을 찾아 맛을 내고 용량도 시중 막걸리와 달리 900㎖로 먹는 소비자가 부족함이 없도록 연구 개발했다.

이러한 정성으로 해창은 지역을 넘어 전국 대형마트들에서 판매되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국에 해창막걸리를 알리는 데 성공한 오 대표의 다음 목표는 증류주 출시다.

수년 전부터 하이볼 수요의 증가와 외국에 나가 증류주 공부까지 했던 그는 이달 중순께 25·45·82도 해창 대장경을 명동 신세계 본점·강남·광주 신세계와 일부 서울 이마트에서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오병인 대표는 “고려 시절 몽골군에 의해 증류식 소주가 전파돼 그들의 주둔지인 안동 등에서 술이 많이 발달했다”며 “이와 연관돼 팔만대장경에서 이름을 따 해창 대장경으로 지었다”고 말했다.

이어 “막걸리와 달리 증류주는 유통기한과 온도 등에 덜 민감해 한국 소비자와 해외 소비자 모두를 만족 시킬수 있을 것 같다”며 “중국 증류주보다 유기농 찹쌀로 만들어 품질이 훨씬 더 좋다고 자부해 해외 시장도 공략해볼 생각으로 우선 가까운 중국, 대만, 일본 등에 선보일 계획이다”고 덧붙였다./안태호 기자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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