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 내재된 욕망…동화적 상상에 바치는 오마주 윤상하 초대전 ‘Good Night Snooze’…18일까지 예술공간집 현실·내면 혼재된 다양한 서사…무한한 꿈의 세계로 초대 최명진 기자

2024년 12월 11일(수) 19:39

‘I fail to fly again today but it’s okay’

‘Your stage is over’

‘Your stage is over’

‘My Fantasy’

‘After Punch’

동화적 환상과 현실 사이 내면세계를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윤상하 작가 초대전이 마련됐다.

오는 18일까지 예술공간집에서 ‘Good Night Snooze’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광주에서 열리는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 현대조형미디어 전공 졸업 이후 서울에서 본격적인 작업을 펼쳐온 지 4년, 국내를 비롯해 올해 중국과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전시에서는 기존 작품들에서의 변화와 도전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보다 진중한 내면세계를 다룬 회화와 드로잉 30여 점을 전시한다.

대학에서 미디어와 조각을 전공하고 졸업 이후 회화와 드로잉, 미디어를 복합적으로 다뤄온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선 순수 회화만을 선보인다.

작가 자신이 화자가 돼 스스로의 내면을 파헤치고, 작가로 나아가며 들었던 많은 생각과 의지, 다짐을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현실과 허상이 뒤섞인 듯한 거친 화면 위 유화와 오일파스텔 등으로 자유롭게 그려진 그림과 무한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드로잉은 끝없이 고민하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작가의 고민과 열정을 충분히 보여준다. 전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선잠에 안녕을 고하는 다양한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전 작품들이 어릴 적 환상이나 현실 공간이 뒤섞이며 타자로서 자신의 작품을 들여다본 결과물이었다면, 최근작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내면과 현실을 융화시켜 다양한 화면으로 구사했다.

특히 드로잉은 작가의 특별한 표현기법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작품으로, 연필 중 가장 가는 굵기의 샤프를 사용해 그린 그림이 대다수다.

작가의 작업실, 어린 소년, 불면증 등 현실과 허구의 상상은 서로 어우러지며 마치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이야기거리를 던져준다.

특히 이번 전시는 기획자와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김소진 독립기획자와 최근 국내에서 청년 작가들의 평문을 많이 써온 일본 비평가 콘노 유키가 비평문을 썼다.

비평가 콘노 유키는 “이번 신작에서는 선잠을 주인공 삼아 동화적인 서사를 회화 작업으로 펼쳐낸다”며 “폐쇄된 공간에서 픽션이 펼쳐지는 이전 작업과는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꿈이 끝으로 향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고 평했다.

김소진 기획자는 “선잠은 의식과 무의식이 만나는 경계의 상태라 할 수 있다. 선잠에 빠져들면서 우리는 평소에 감추고 있던 불안과 혼란, 욕망을 시각화한다”며 “윤상하의 그림 속 등장하는 소년인지 소녀인지 모를 인물은 현재에 투영된 작가의 또 다른 자화상으로 성장해 우리 앞에 서 있다”고 밝혔다.

문희영 예술공간집 대표는 “윤상하 작가는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작가”라며 “예술공간집 전속작가제 지원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가 작가에게 또다른 전환점으로 역할하며 더욱 성장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