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탄핵 가결]“뜨겁고 질서 있던 열망…탄핵 이끌어내” ●서울 여의도·광주 금남로 집회 현장 이모저모 안재영·주성학 기자 |
| 2024년 12월 15일(일) 19: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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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약했던 개인의 외침은 촛불 아래 모여 거대한 함성이 됐고, 보다 뜨거워진 열망은 ‘질서 있게’ 분출되면서 탄핵을 이끌어 냈다.
◇시민·선출직 공직자 등 ‘한마음’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서울 여의도 앞에서 연 촛불집회와 광주비상행동이 광주 금남로에서 개최한 제6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는 각각 주최 측 추산 100만명 이상, 4만명 이상이 참석했다.
각 집회에는 이색적인 이름의 단체가 다수여서 눈길을 끌었다.
여의도의 경우 ▲방구석에서 귤 까먹고 싶은 사람들 모임 ▲전국 용기사 협회 ▲무인도 주민 대표 연합 등이, 금남로에는 ▲나만 고양이 없어 연합 ▲말 안듣고 시위 나온 아들딸 연맹 등이 함께했다.
광주지역 지자체장 일부도 집회에 동참했다. 문인 북구청장은 여의도 ‘오월 밥차’ 부스 자원봉사자로 나서 집회 참여자들을 위한 먹거리 나눔에 손을 보탰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임택 동구청장은 금남로 집회의 시작과 끝을 시민들과 함께하며 ‘尹 탄핵’을 외쳤다.
◇신명나는 축제장 만든 ‘MZ의 힘’
집회 참여자의 손에 촛불 대신 응원봉이 들리면서 현장의 분위기도 무거웠던 이전과 달리 흥(?)으로 들썩였다.
이는 집회를 이끌어가는 주축이 20-30대 등 젊은 세대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론 아직까지 집회 참여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지만 MZ 세대의 참여율도 크게 뒤지지 않았다는 게 광주비상행동의 설명이다.
여의도 집회의 경우 열정적인 10-20대 참여자가 특히 눈에 띄었다. 이들은 요즘 유행하는 대중 가요는 물론, 트로트도 가리지 않고 따라 부르며 현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집회 현장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하나로 융화됐고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 역시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자발적 뒷정리…성숙한 시민의식
성숙한 시민 의식도 돋보였다.
인파가 한 데 몰리면서 현장을 나가고 들어오는 이들이 섞여 엉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마다 참여자들은 “지나가신데요. 비켜주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들은 참여자들은 다시 주위에 비켜줄 것을 요청했고, 한 걸음씩 물러서면서 길이 만들어졌다. 이에 서울 여의도와 광주 금남로에서는 구름 인파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안전사고 없이 집회가 마무리됐다.
성숙한 시민 의식은 탄핵소추안 가결 후 집회 현장을 떠나는 이들의 ‘자발적 뒷정리’에서도 빛을 발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미리 준비해 온 봉투에 쓰레기를 주워 담아 다시 가방에 넣은 뒤 자리를 떠났다.
경찰의 인파 통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곳에선 “천천히 오세요”라거나 “반대로 우회하세요”라며 무사 귀가를 돕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승리 기쁨 속 “이제 시작” 결의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축제장으로 바뀐 집회에서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던 참여자들은 아직 끝이 아닌 만큼 완전한 일상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두 눈을 부릅뜨고 주시할 것을 결의했다.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은 내란 수괴 윤석열에 동조해 탄핵안을 부결시킨 국민의힘을 압박해 기어이 탄핵을 이끌어냈다”면서도 “그러나 탄핵은 아직 완전한 승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투표에 참여했지만 압도적인 다수가 반대표를 던졌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란 사태의 연장을 기도했다”며 “헌법재판소에는 내란 수괴 윤석열이 임명한 극우적 신념의 소유자도 있다. 만약 우리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지 않는다면 광장에서 피 흘리며 이룩한 우리의 승리는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들은 “완전한 승리를 위해 뜨거운 공론장을 만들고 매주 승리의 광장을 열자”며 “정치가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도록 우리의 요구와 힘을 모아 나가자”고 열변했다.
/안재영·주성학 기자
안재영·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