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안 가결…14일 오후 7시24분 대통령 직무정지 헌정사상 세번째…찬성 204명·반대 85명 野 “수습 첫 걸음…범죄 낱낱이 밝혀야” 한덕수 권한대행 “국정 안정 운영 만전” 김진수 기자

2024년 12월 15일(일) 19:43

환호하는 광주시민들 ‘내란 수괴’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이 이뤄진 지난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시민들이 탄핵안 가결 직후 환호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위헌·불법적 ‘12·3 비상계엄’ 이후 11일 동안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내란 수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오후 4시께부터 진행된 국회의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은 재적 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찬성 204표 가운데 범야권 192명을 제외하면 1차 탄핵안 투표에서와 마찬가지로 ‘부결 당론’을 유지한 국민의힘에서도 12표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이탈표로 볼 수 있는 기권과 무효표 역시 모두 국민의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 통과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1일 만이다. 지난 7일 1차 탄핵안 투표에서는 국민의힘이 집단으로 표결에 불참해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표결에 참여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세 번째다.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소추 청구를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임기 중 파면되는 두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탄핵소추안에는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 등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비상계엄’이 탄핵 사유로 적시됐다.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 등본은 이날 오후 7시24분 대통령실에 전달돼 해당 시각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정지됐다.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을 포함한 국회 사무처 관계자들은 이날 대통령실 경내 용산어린이정원 회의실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명의의 탄핵소추 의결서를 윤재순 총무비서관에게 전달했고 수령증을 받았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헌법이 부여한 국가원수 및 행정부 수반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은 ▲국군통수권 ▲조약체결 비준권 ▲사면·감형·복권 권한 ▲법률안 거부권 ▲헌법개정안 발의·공포권 ▲법률개정안 공포권 ▲예산안 제출권 ▲행정입법권 ▲공무원임면권 등이다.

탄핵심판 기간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없으며, 국무회의 소집과 공무원 임면 등 국정 행위 일체를 중단해야 한다. 특히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대통령 직무를 보좌하는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도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의 지휘를 받게 됐다.

다만, 윤 대통령 신분은 그대로 유지되며, 경호·의전 등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변동이 없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에 따라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 결정을 받아들이면 윤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파면되고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반대로 헌재가 기각할 경우 윤 대통령은 국정에 복귀할 수 있다.

헌재가 파면을 결정한다면 그 시기에 따라 이르면 내년 4월, 늦게는 내년 8월 조기 대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안 통과 직후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내란 수괴 윤석열 직무 정지는 사태 수습을 위한 첫걸음일 뿐”이라며 “윤석열을 비롯한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전모를 밝혀내고 처벌이 내려질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에 있어 한 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철저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