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尹 수령거부·출석불응 우려…경호처 공문 예정” “공무상 비밀 이유 영장 집행 방해 불가…특수공무집행방해 등 가능” 김진수 기자·연합뉴스

2024년 12월 17일(화) 20:03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비상계엄 사태 관련 현안질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출석요구서 수령 거부와 관련, “신속하게 적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수처는 체포·구속영장이 발부됐을 때 집행을 방해할 경우 공무집행방해 등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경고 공문을 대통령경호처에 보내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을 즉각 체포해야 한다”는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질의에 “소환 통지를 했고 수령을 거부하는 사태와 관련해 다음 적법한 절차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오 공수처장은 ‘출석 요구에 불응했을 때 뿐만 아니라 불응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정 위원장의 질의에는 “법문에 있는 것을 말씀하고 계신다”며 “적법한 출석 소환에 수취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어 그런 부분 유심하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출석요구서를) 고의적으로 수령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는 출석 요구에 불응할 우려가 발생한 사유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오 공수처장은 추후 체포·구속영장을 발부받더라도 대통령경호처가 물리력으로 집행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에 대해서는 공무상 비밀 등의 이유로 영장의 집행을 방해할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오 공수처장은 또 “그런 사태에 대비해 공수처장 명의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공문을 (경호처에)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집행 가능성과 관련, 김석우 법무부 차관은 법사위에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은 집행 과정에서 준수돼야 한다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면서도 “공무상 비밀 등으로 인해 진입 거부하거나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는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형사소송법은 군사상·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경우 압수수색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 집행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전날 윤 대통령에게 18일 오전 10시 공수처에 출석해 내란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그러나 관저에 보낸 요구서는 ‘수취 거부’ 처리됐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에 보낸 우편은 ‘수취인 불명’으로 미배달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수처는 전날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에 인편으로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려고 시도하기도 했으나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가 각각 수령을 거부해 불발됐다./김진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