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꽃게어업, 기후변화 미래를 대비하다 / 김충남

2024년 12월 18일(수) 19:04

김충남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장

꽃게는 저열량 고단백 해산물로 100g당 오메가3 지방산이 300-1천㎎으로 1일 권장량(300-500㎎)을 충족시킬 만큼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두뇌 발달, 치매 예방 등 뇌 건강 증진에 효과가 있다. 또한 엽산과 철분이 풍부해 노인이나 회복기 환자를 비롯해 임산부와 빈혈 증상이 있는 사람이 섭취하면 좋다. 이 밖에 간 보호 및 해독, 심혈관 건강, 피부미용, 노화 방지, 체중 감량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지니고 있어 전 국민이 좋아하는 수산물로 ‘바다의 보약’이라 불린다.

기후 위기는 폭염, 집중호우와 같은 극단적인 기상현상 증가,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 뿐만 아니라, 해양생물의 분포, 서식지, 생존율 등 지구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가장 큰 환경 및 사회적 문제 중 하나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여름철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평균 기온은 25.6℃로 평년 23.7℃보다 1.9℃ 높아졌다. 또한 열대야 일수가 20.2일로 평년 6.5일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바다 역시 마찬가지다.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은 지난 50년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지구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2024년 한반도 인근 평균 수온은 23.9℃로 이는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여름의 경우 고수온 특보 기간이 71일간 이어져 전년(57일)보다 더 길었으며 2017년 고수온 특보 체계가 갖춰진 이후 최장 기간이었다.

꽃게는 우리나라의 서남해 연안에 서식하며 낮에는 모래펄 속에 숨어 지내다 밤에 먹이활동을 하는 야행성 생물로 어미 꽃게가 활발히 활동하는 수온은 20℃ 안팎이다. 전 지구적 과제인 기후 위기는 꽃게의 생태와 어업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서해안은 장기화된 고수온과 황해 저층냉수 유입의 감소로 꽃게 어장이 넓게 확산되면서 조업 효율이 저하됐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어획량 감소를 초래했다.

인천 옹진군 연평해역의 경우 평년보다 2-3℃ 높은 수온으로 올해 11월까지의 꽃게 어획량은 작년 동기 대비 47.1% 감소한 931t으로 최근 5년 사이(평균 1천334t) 최저치를 기록했다.

진도 해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9월에 평년보다 3-4℃ 높은 수온의 영향으로 위판량은 전년(73t) 대비 약 38.8% 감소한 45t에 그쳤다. 하지만 10-11월에 수온이 차츰 하강함에 따라 수율이 높고 상품성이 우수한 꽃게 어획량이 늘어나면서 가을 어기(9-11월) 위판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309t, 위판 금액도 45% 증가한 45억원을 기록했다. 1월부터 11월까지의 총어획량은 854t으로 전년 835t 대비 2.2% 증가했다.

진도 해역은 기후 위기라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꽃게 조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안정적인 어업 활동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자원 관리 만이 해법이다. 꽃게 개체수 증가 및 어획량 증강을 위해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에서는 최근 3년 동안 대량 생산한 어린 치게 약 315만마리, 진도군·진도군수협 등 유관기관에서도 매입 방류 사업을 통해 230만마리를 방류했다. 이를 통해 진도 해역에서 연간 1천여t, 200여억원의 어획고를 올리는데 크게 기여했고 어업인 소득 향상으로도 이어져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지속되는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린 꽃게 방류 등 자원 관리가 뒷받침돼야 하며 연구기관, 지자체, 수협, 어업인 등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인공종자 생산·방류를 통해 개체수를 늘리고 효율적인 어획 관리를 위한 환경 개선, 정책적 지원 등 적절한 대응이 동반된다면 지속 가능한 꽃게 어업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기후변화는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이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꽃게 어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면 바다의 보약인 꽃게는 앞으로도 우리의 식탁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