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을 통한 지역 활성화 정책의 고민 / 주정민 |
| 2024년 12월 18일(수) 1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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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이 사회공헌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 지자체와 함께하는 도시 재생사업이다.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해 지역 주민의 삶의 여건과 정주 환경 개선을 추진했다. 2013년 문부과학성은 이 사업을 COC(Center of Community)라는 명칭을 붙여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대학에 재정을 지원했고, 대학은 관련 커리큘럼을 만들어 학생을 교육하고, 별도의 추진조직을 만들어 사업을 운영했다.
COC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을 확인한 일본 정부는 2015년부터 COC+ 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COC 사업을 확장해 지역 현안 해결과 지역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참여 기관도 지역의 복수 대학, 기업, 공공기관, 비영리기관 등으로 넓혔다. 2020년부터는 COC+를 보완해 COC+R 사업을 하고 있다. COC+ 사업을 확대해 청년층의 지역취업과 정착에 집중하고 있다. 대학은 학업과 취업이 일체가 되는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지자체와 기업이 이를 돕는 구조다.
우리 정부도 지역 활성화와 지역대학 육성을 위해 2020년부터 RIS(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를 추진했다. 이 사업은 지자체와 대학이 지역의 전략산업에 필요한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을 통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지자체와 대학 간의 실질적인 협력이 어려웠고, 처음 시행하는 사업형태여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정부는 RIS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지자체와 대학 등이 지역발전 과제를 제시하면, 정부가 필요한 재정을 지원해 해결하는 방식이다. 2025년부터 5년간 매년 현재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 예산의 50%인 약 2조원을 지원한다. 특이한 점은 정부가 필요한 재원을 대학이 아닌 지자체에 전달하고, 지자체가 예산을 집행한다.
일본의 COC 사업과 우리의 RISE 사업의 공통점은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해 지역 활성화를 추진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일본은 대학이 사업을 주도하는 데 비해 우리는 지자체가 주도한다. 지자체와 대학 등이 협업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사업을 수행하는 형태다. 그러나 지역대학은 지자체에 대학이 종속되는 구조가 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지역대학과 지자체의 협력 프로그램은 정부가 별도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사업인 RIS, LINK 3.0, LiFE 등 5개 사업의 예산을 통합해 지원한다. 정부가 이 사업을 위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지만 그리 크지 않다. 그래서 충분한 재정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일본 COC 사업, 우리의 RISE 사업은 지역발전을 통해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해 균형발전을 이루는 데 목적이 있다. 그렇다면 지역과 지역 간의 차이, 그리고 수도권과 지역 간의 격차를 고려한 사업 시행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 학생들이 지역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를 진지하게 살펴보고, 그 원인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