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이름으로 당당히 맞선 연대·공존 광주시립미술관 ‘희망 대신 욕망’展…내년 3월2일까지 광주형장애인문화예술지원사업 일환 12팀 작가 참여 문화예술로 품어낸 소통과 공감…벽을 깨고 하나되기 최명진 기자

2024년 12월 18일(수) 19:07

전동민作 ‘서울야경’

유태환作 ‘길’

픽셀 킴作 ‘번개 수학드로잉’

이혜선作 ‘Freedom’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문화예술을 매개로 소통과 공감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마련됐다.

내년 3월2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제3, 4전시실에서 열리는 ‘희망 대신 욕망’ 전시다. 광주와 타지,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작가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2024 광주형장애인문화예술지원사업 일환으로 12명(팀) 작가와 함께 한다.

여기에는 올해 장애예술창작센터에 입주해 작품활동을 펼친 양경모, 전동민, 이혜선 작가가 포함돼 있다.

양경모 작가는 고도 근시로 사물을 자세히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유로운 상상력과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선으로 작품을 표현했다.

전동민 작가는 도시의 야경에서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삶의 복잡성과 조화, 외면과 내면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이혜선 작가는 속도가 강조되는 현대사회에 대한 반문으로 ‘느리게 살아도 괜찮아’라는 의도를 거북이의 다양한 변형으로 구현한다.

이번 전시는 나와 다른 신체를 가진 이들을 결핍된 존재로 바라보지 않고, 선의에서 비롯된 시혜적 태도를 취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아울러 장애가 있는 이들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들여다보며, 이에 대한 해답을 ‘욕망’에서 찾는다.

‘욕망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권리를 드러낼 수 있는가’, ‘우리는 서로 다른 존재와 어떻게 연결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가’ 두 가지 질문에 주목한다.

첫 번째 섹션 ‘뜨거운 욕망: 존재 드러내기’에서는 이혜선, 기대용, 김현우(픽셀 킴), 정은혜, 유태환 작가가 고유한 조형언어를 통해 각자의 욕망과 내면세계를 강렬하게 표출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가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확인하고, 자신을 세상에 드러낸다.

두 번째 섹션 ‘새로운 감각세계: 경험 공유하기’에서는 김은정, 전동민, 양경모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의 신체적 조건이나 감각적 경험을 예술로 표현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감각세계를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들의 작업은 결핍의 서사가 아닌, 고유한 감각과 내면의 세계를 바탕으로 한 창조적 경험의 산물이다.

마지막 섹션 ‘연대와 공존’에서는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고 함께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답으로 김샨탈과 주홍의 사이프로젝트, 라움콘과 강수지&이하영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의 작품은 타인을 온전한 존재로 인정하고 존중할 것을 이야기한다.

나양채 광주문화재단 창작지원팀 대리는 “이번 전시는 ‘당사자성’이란 무엇인지, ‘상호 돌봄’이란 어떤 과정인지 질문을 던지며 변방에서 시작된 시선으로 새로운 관계와 공존의 가능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