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삶의 다양한 변주…내면 속 나와 마주하는 시간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2024’, 내년 2월16일까지 하정웅미술관 사회·감정 자극…‘사이: 현실과 이성’ 주제 강민기·박호은·장재민·윤준영 작가 참여 최명진 기자

2024년 12월 18일(수) 19:07

강민기作 ‘변질된 상징’

박호은作 ‘어둠 너머의 풍경’

장재민作 ‘섬 그림 #10’

윤준영作 ‘소란한 침묵’

자신이 처한 현실을 각자의 방식으로 구현하고 그 이면에 내재된 개인적 심상과 불안 그리고 사회적 부조리를 작품 속에 펼쳐내는 4명의 청년 작가가 모였다. 제24회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2024 ‘사이: 현실과 이성’이 내년 2월16일까지 하정웅미술관에서 열린다.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은 하정웅 명예관장의 메세나 정신을 기리고 청년작가 발굴과 육성을 위해 2001년에 시작됐다. 그동안 지역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작업 활동을 펼쳐온 청년 작가 총 123명이 선정됐다.

각 권역 대표 공립기관인 부산시립미술관, 경기도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12명을 추천 받았으며, 최종 회의를 거쳐 강민기(부산), 박호은(경기도), 장재민(대전), 윤준영(광주) 4명을 선정했다.

강민기 작가는 자본주의의 폐해와 신자유주의 그리고 사회구조와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인간 사회의 관계항과 사회체제 구조를 그물 형태로 표현하며 어업용 통발과 낚시 그물을 이용해 사회의 모순과 인간 욕망을 시각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설치작품 ‘모색’, ‘Illusion Space’, ‘변질된 상징’을 비롯해 영상 작품 ‘Capturing #1’, ‘Captured# 2’을 선보인다.

박호은 작가는 사회 부조리와 개인적 내면의 불안, 인간관계의 소통 속 야기되는 문제를 주제로 작업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어둠 너머의 풍경-여명의 숲’ 시작점은 내면 심상이다. 작가는 개인적인 불안과 우울이 자신을 침잠해 올 때의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그 고통과 불안의 과정, 극복해가는 여정을 통해 삶과 죽음의 본질을 표현한다. 작가는 시지각적 착각을 일으키는 조명 효과를 통해 인간 감정의 변화와 움직임을 드러낸다.

장재민 작가의 풍경화는 대상의 형태가 일그러져 있으며, 원근법적인 해석도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가 선택한 장소는 숲, 저수지, 재개발된 공사 현장 등 황폐화된 자연이나 인적이 드물어 삭막한 장소다. 이러한 장소가 갖는 사회·역사적 의미, 환경적 특징을 작가의 개인적 감정과 결합한다. 작가는 강한 생략 기법과 잿빛 물감을 이용해 새로운 공간으로 해석하고 작품화한다.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 초기작인 ‘비린 곳’(2015)과 가장 최근작인 ‘섬 그림’ 시리즈(2024)를 만날 수 있다.

윤준영 작가는 예측 불가능한 사회 속 개인이 느끼는 무력감과 고독감 등을 주제로 작업한다. 그 밑바탕에는 특히 불안에 대한 감정이 깔려있다. 먹과 콩테를 이용해 무채색과 검은색으로 단순한 형태의 구조물을 배치하는 것이 작가 작품의 특징이다. 그의 초기 작품은 칠흑 같은 어둠 속 홀로 떠 있는 등대 그리고 달빛 아래 숲속 풍경, 사방이 닫힌 미로 등으로 불안한 현실 모습을 표현한 결과물이다. 그가 그린 작은 집은 하나의 위안의 공간을 의미하며 작품에 등장하는 돌은 삶에 대한 개인적 믿음과 희망을 상징한다.

한편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은 올해부터 (사)광주미술관회와 함께하며 참여작가에게 1인당 500만원씩 총 2천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