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권성동 첫 회동…‘정국 수습’ 입장차 확인 權 “정치 공세적 성격 탄핵은 철회해야” 李 “가장 중요한 것은 헌정질서의 복귀” 공개 발언·비공개 대화 등 40분간 만나 김진수 기자

2024년 12월 18일(수) 19:48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 발언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만나 정국 수습 방안 등에 대해 폭넓은 얘기를 나눴다. 이날 만남은 권 권한대행이 최근 원내대표에 뽑힌 뒤 야당 대표 예방 차원의 첫 회동이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 공개 발언을 통해 “서로의 지나친 경쟁을 좀 자제하고 차분하게 민생과 안보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면 이 혼란 정국을 잘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권한대행은 “최재해 감사원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총 14건의 탄핵소추안이 지금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라며 “대통령 탄핵소추안까지 헌재가 언제 23건의 탄핵소추안을 다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작금의 국정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이전에 남발했던 정치 공세적인 성격이 강한 탄핵소추는 국회 차원에서 철회해서 헌재의 부담도 좀 덜어달라”며 “탄핵소추로 인해 국정이 마비 상태니까 그것도 풀어주시기를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권 권한대행은 3차례의 대통령 탄핵소추를 거론하며 “대통령 중심제가 과연 우리의 현실과 잘 맞는지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인 대통령제를 좀 더 많은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고 상생과 협력을 할 수 있는 제도로의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

권 권한대행을 대표실에서 맞은 이재명 대표는 “서로 존재를 인정하고 적정하게 양보하고 타협해 그야말로 일정한 합의에 이르게 하는 게 정치 본연의 역할”이라며 “현재는 좀 안타깝게도 정치가 아니라 전쟁이 돼버린 상황이다. 정치가 복원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신이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와 관련, 이 대표는 “(권 권한대행이) 약간 비관적인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다”며 “필요한 부분까지는 저희는 다 양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교섭단체로서는 좀 실질적인 협의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 대 당 토론이나 논의는 사실 잘 안되는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 통로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대화하지 못할 주제도 없고 협의하지 못할 의제도 없다고 생각한다. 적정선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얼마든 협의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잠재성장률에 맞춰 지금까지 형식적인 균형재정, 건전재정에 매몰돼 경제 부문에 대한 정부 책임이 미약했다고 생각한다. 조속히 민생 안정을 위한 민생 추경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국정이 매우 불안하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헌정질서의 신속한 복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개발언 이후 권 권한대행과 이 대표는 비공개로 대화를 이어갔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총 40여분간 이뤄졌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동과 관련해 “권 권한대행은 반도체특별법 등을 조속히 정리하자 제안했고, 이 대표도 검토 중이라고 화답했다”며 “현재 상황과 관련해 정치적 투쟁이 있지만 국민들 보기에 합의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제안한 ‘여야정 국정안정협의체’와 관련해서는 “권 권한대행이 당 의원총회에서 한 번 더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