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만난 세계 - 과거와 현재 이어 미래 만드는 광주 교육 / 조영서 |
| 2024년 12월 25일(수) 18: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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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강연에서 던져진 이 질문들은 단순한 문학적 성찰을 넘어, 우리가 오늘날 교육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한강 작가는 과거의 고통과 상처가 단순히 잊힌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의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하고 있다.
광주 또한 그러한 역사를 품은 도시다.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치열한 과거를 지닌 광주는, 이 역사적 유산을 단순한 기억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교육의 중심축으로 삼아야 한다. 학생들이 과거의 희생과 사랑을 배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를 변화시키며 미래를 설계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바로 광주교육이 나아가야 할 본질적 방향이다.
그렇다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까? 우리는 5·18의 희생과 아픔뿐만 아니라, 서로를 지키기 위해 연대했던 정의의 가치에 대해 배워야 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민주시민이 지녀야 할 사회적 책임감을 심어주고 성숙한 시민으로 사는 삶을 그릴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서적 공감과 사회적 책임을 느끼도록 스토리텔링과 예술을 교육에 활용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양한 문학작품과 같은 예술을 교육 콘텐츠로 활용해 광주의 역사를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르치며, 역사 속 개인의 이야기들을 통해 자기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배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 표현을 통해 자신의 언어로 만들어 보고 깊이 몰입하여 사회적 책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비판적 사고와 역사적 통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의 사건을 단순히 기억하고 암기하는 것을 넘어 이를 현재와 연결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역량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교실에서 역사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다각도로 찾아볼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역사적 사건을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하고 다차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직접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활동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캠페인 활동, 지역 주민들과의 대화 활동, 다양한 워크숍과 세미나 등을 열어 학생들이 참여하며 민주주의를 몸소 알아가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대통령 탄핵과 같은 정치적 문제에서 어린 학생들과 젊은 세대들은 민주주의의 핵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길거리로 나와 K-POP을 부르며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교육을 통해 지금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배우고 민주주의 사회를 누리며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해 왔다. 우리 아이들은 배운 대로 우리의 힘으로 찾은 민주주의가 훼손돼서는 안 되며 우리 국민이 과거의 아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민주주의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교육의 방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거리에 울려 퍼지는 ‘다시 만난 세계’의 가사처럼 알 수 없는 미래지만 함께하면 우리는 강해지고 반복되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광주교육은 역사를 통해 기억하고, 공감을 통해 배우며, 책임감을 통해 행동하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데 본질적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광주민주화운동과 같은 역사적 사건은 단순히 기억을 위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위한 살아 있는 교훈으로 활용돼야 한다. 광주교육은 과거의 역사적 유산을 바탕으로, 학생들 스스로 민주시민으로 해야 할 역할을 이해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힘을 기르는 진정한 교육의 본질을 실현해야 한다. 광주가 고유명사가 아닌 우리의 보통명사로서 다시 만난 세계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교육의 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