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무안공항 추락·폭발…179명 사망 ‘대참사’ 랜딩기어 고장 ‘동체 착륙’ 외벽 충돌 승객 175명·승무원 6명 탑승…2명 구조 광주 81명·전남 75명 등 희생자 집중 착륙 직전 조류 충돌 주의…2분후 사고 특별취재반=안재영·양시원·김상호 기자

2024년 12월 29일(일) 20:25

참혹한 항공기 잔해 29일 오전 9시3분께 태국 방콕에서 오던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추락, 공항 외벽에 충돌한 뒤 폭발해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사고 지점에서는 구조대원들이 비행기 동체 안에서 찾은 승객 시신을 활주로에 임시 마련된 대기장소로 옮겼고, 119구급차와 전남지역 병원·보건소 차량은 공항 인근 도로와 활주로를 가로지르며 긴급 이송했다. /특별취재반=김애리 기자

29일 오전 9시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랜딩기어 고장으로 무안국제공항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공항 외벽에 충돌한 뒤 폭발, 179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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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항공기에는 승객 175명(내국인 173명·외국인 2명),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8시15분 현재 생존자는 승무원 2명 뿐이다.

항공기 추락 원인으로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따른 기체 고장이 지목되고 있다. 정부는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생존자 “엔진 연기 후 폭발”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9시3분께 제주항공 7C2216 항공기(B737-800)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초기 진화는 오전 9시46분께 완료됐고 항공기 후미에선 부상자 2명이 구조됐다.

후미를 제외한 항공기 대부분은 활주로 인근 시설물인 외벽에 충돌하면서 반파됐고 불길에 휩싸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는 게 소방 당국의 설명이다.

구조된 2명은 각기 다른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서울로 다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 중 한 승무원은 이송 과정에서 구조대원에게 “엔진에서 연기가 난 후 폭발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가족 여행객…광주·전남 피해 집중

사고 여객기에는 연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해외여행을 떠났던 다양한 연령층의 광주·전남 지역민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탑승객 175명의 성별은 남성 82명, 여성 93명이다. 최연소는 2021년생 3세 남아, 최연장자는 올해 78세인 1946년생 남성이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40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39명), 40대(32명), 70대(24명), 30대(16명), 20대(10명), 10대(9명), 10세 미만(5명)이었다. 외국인 탑승객 2명은 태국 국적의 20대와 40대 여성으로 전해졌다.

특히 광주지역 탑승객이 81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남은 목포 14명, 화순 13명, 순천·담양 각 8명, 무안·장흥 각 5명, 여수·영광 각 4명, 해남 3명, 장성·신안·영암 각 2명, 진도·완도·구례·광양·강진 각 1명 등 총 75명이었다. 광주·전남 사망자만 156명이다. 나머지 지역은 경기 오산·전북 전주 각 4명, 서울시 3명, 익산·제주·외국 각 2명, 통영·천안 각 1명 등이다.

◇사고 원인 ‘조류 충돌’ 가능성 지목

항공기 사고 원인으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주요 원인으론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따른 기체 고장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착륙 직전 항공기에 조류 충돌 주의를 줬고 이후 2분여 만에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러한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조류 충돌이 일어난 엔진 외 다른 쪽 엔진과 제동장치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까진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는 오후 7시2분 기준 177명(남 82명, 여 84명, 확인불가 11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소방당국은 구조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자의 생존 가능성은 낮다고 발표했다.

◇범정부 차원 현장 수습 중

현장 수습은 탑승자 전원에 대한 분류가 완료될 때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현재 무안공항 안팎에는 한국공항공사·소방청·경찰·해경 등 관계 당국 700여명이 동원돼 수색과 유류품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대책을 수립 중이며, 전남경찰청은 수사본부를 꾸려 신원 확인에 착수했다. 자체 총괄대책본부를 꾸린 제주항공은 현장에도 대책본부를 파견했다.

사고 이후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서울 강서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명을 달리 하신 탑승객 분들과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로선 사고 원인은 가능하기 어렵고, 관련 정부 기관의 공식적인 조사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항공기 결함과 관련해서는 “이상 징후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어 향후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특별취재반=안재영·양시원·김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