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 “시민 체감 의정 구현…지방자치시대 제도적 기반 마련” 광주도 제주항공 참사 ‘특별재난지역’ 포함해야 현장 중심 입법 정책활동 강화 민생안정 뒷받침 독립·자율성 제고 위해 ‘지방의회법’ 제정 추진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충…통합포털시스템 구축 사무처 조직체계 개편…내실 있는 의회상 정립 신속한 탄핵 심판·조기 대선으로 민주주의 회복 변은진 기자

2025년 01월 08일(수) 20:28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은 올해 시민 행복과 지역 발전을 위해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역할을 다해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의회, 지역 현안을 빈틈없이 살피는 진심의회’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 의장으로부터 새해 의회 운영 방향과 지역 현안, 호남정치 현실에 대한 견해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국가적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안타까운 참사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광주시의회는 참사가 벌어진 직후 사고수습지원단을 구성해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나섰다. 5·18 민주광장에 17개 기관과 함께 합동분향소를 마련해 시민 상주가 돼 슬픔을 나눴고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참사 현장에서는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유가족들을 위해 배식 봉사를 진행했다. 현재 참사 희생자의 유해 인도 절차가 마무리됐지만 피해자 지원과 철저한 진상 규명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광주는 당장 한 다리만 건너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장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해 침통한 상갓집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광주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 특히 내란 사태 충격파가 채 가시기 전에 이번 참사까지 겹쳐 광주 지역 경제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참사 복구를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상황에서 정부도 행정력을 총동원해 위기 극복에 큰 힘이 돼야 한다. 또한 재난과 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는 시민안전보험 제도가 만 15세 미만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이번 참사 피해자 중 만 15세 미만 8명의 희생자가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광주시의회는 만 15세 미만자도 시민안전보험 지급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도록 차후 시도의장협의회를 통해 관련 법률 개정에 대한 의견을 모아 국회에 건의할 예정이다.

▲의장 취임 6개월을 맞은 소회는.

-광주시민들과 동료 의원들의 성원과 협력으로 광주시의회가 지방자치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후반기 의회를 시작하며 내세운 의정 구호 ‘시민의 눈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진심의회’를 실현하기 위해 시민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삼고 달려왔다.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넘어 광주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소통과 공감, 화합의 길에 적극 나서고자 했다. 이를 통해 사랑받고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의정에 담아내고 민생 안정과 광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제9대 시의회 출범 2년6개월을 평가한다면.

-가장 큰 성과는 행정안전부 주관 전국 지방의회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꼽고 싶다. 이로써 2019년부터 6년째 개최된 이 대회에서 우리 시의회가 6년 연속 수상, 전국 최다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두번째는 5·18 관련 조례를 통합하고 체계화하고자 ‘5·18민주화운동 정신계승 기본조례’를 제정한 일이다. 기존에 11개로 나뉘어 산발적으로 운영되던 5·18 관련 조례를 통합해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번째는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한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는 점이다. 광주시의회 자체적으로 지방의회법 TF를 구성·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국회, 광주의 날’에 우원식 국회의장과 신정훈 행정안전위원장을 예방해 조직권과 예산권 독립, 정책지원 전문 인력 확충 등 온전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건의안’을 국회와 대한민국시도의장협의회에 이송하기도 했다.

▲광주시의회 역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서 행보가 주목되는데 새해 의회 운영 방향은.

-광주시가 추진했던 조례 사후 영향평가 업무를 입법기관인 시의회로 이관했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 입법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입법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성실히 이행하며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자 한다.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이후 지방의회법 제정에 따른 완전한 기관 독립을 대비해 의회사무처의 조직·정원 개선 방안 연구용역을 통해 조직 체계를 재구조화하는 등 의정 지원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수기 결재를 없애고 디지털 의정 서비스를 모두 담는 통합 포털시스템을 구축해 디지털 의정을 펼칠 계획이다.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온전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한 의정컨퍼런스 등을 개최해 지역사회의 다양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더 나은 정책 방향을 찾아가겠다. 홍보 역량을 강화하고 시민의 날 시민 참여 행사를 개최해 시의원들의 의정활동과 성과를 적극 알리겠다. 정책토론회와 연구모임은 활성화해 심도 있는 정책 논의를 통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가장 주안점을 두고 처리할 현안은.

-인공지능·미래차 산업 육성, 군공항 이전, 쓰레기 소각장 문제, 복합쇼핑몰 조성,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 광주시의 굵직한 현안들 해결에 앞장서겠다. 지난해 12월26일 인공지능법 국회 통과로 인공지능 산업 도약의 법적 단초가 마련됐다.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 2단계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광주시와 적극 협력해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는데 노력하겠다. 인공지능법에 따른 인공지능정책센터와 인공지능 안전연구원이 광주에 유치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자율자동차 부품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에 근간이 될 수 있는 미래차 부품 인증센터 구축과 자동차 부품 재제조 체계 구축을 위해서도 시와 적극 협력하겠다. 쓰레기 소각장 문제는 주민 오해를 불식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소각장 활용에 대한 제대로된 정보를 제공해 오해를 줄이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 경기 침체와 정국 불안 등으로 인해 지역 경제가 어렵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청년 일자리 등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민생경제를 살리고 시민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광주시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공공배달앱 등 소상공인 지원책에 더 많은 예산이 확보될 수 있도록 시도의장협의회를 통해 의견을 모아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겠다. 무너진 지역 민생경제 회복과 첨예한 갈등 현안 해결을 위해 광주시정의 양 날개인 의회와 집행부가 파트너십을 통해 협력, 시민 행복을 위한 미래 지향적인 해법을 마련하겠다.

▲광천권역 교통체계 개편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 하나.

-광천권역 교통체계 개편은 광천재개발, 복합쇼핑몰 등이 맞물려 교통난이 우려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광주시는 지난해 9월 광천권역 특별교통대책을 발표하면서 도시철도-BRT(간선급행버스) 개통, 도심급행버스와 구도심 연결 상생버스 신설, 에코브릿지와 그린로드 조성 등 자동차 중심이 아닌 보행·대중교통 중심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의회에서도 광천권역 특별교통대책 방향 설정을 위해 지난해 12월 토론회를 개최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보행·대중교통 중심의 개편 추진이 필요하나 사업비 조달 문제 등 고비용 교통시설 건설에 회의적인 의견도 있는 만큼 시민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교통정책은 시민 생활 편의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관련 정책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지방의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불완전한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인해 의회에 예산·조직권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이 의회사무처 예산을 편성하고 의회가 심의하는 상황이다. 의회사무처 직원 인사권은 의장에게 있지만 조직에 대한 권한은 시장에게 있다. 시의회가 독립된 기관임에도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의장이 자리 하나 늘리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시의회의 부서별 업무도 시장에게 요청해 시장이 승인해줘야 바꿀 수 있다. 특히 시급한 과제는 정책지원 전문 인력이다. 현행법상 의원 2명 당 정책지원관 1명으로 세밀한 정책 개발과 예산 분석에 어려움이 있다.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지원 전문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 지금은 지방자치법 내에 지방의회에 관한 내용이 일부 들어있지만 앞으로 더욱 확대될 지방의회의 역할을 생각하면 22대 국회에서 ‘지방의회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

▲향후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조기 대선이 불가피하다. 중앙정치와 지방정치 모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어떻게 전망하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속한 탄핵 심판과 조기 대선이 지금의 정국 혼란을 수습할 유일한 방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반헌법적 비상계엄으로 국정과 사회 질서를 혼돈에 빠뜨려놓고 자신은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국가 공무원을 사병화시키고 지지자들을 선동해 불법으로 내몰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나라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거리에서 탄핵과 구속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윤 대통령은 정당한 법 집행을 거부한 채 관저에 숨어 지지자들을 불법으로 내몰며 선동하고 있다. 국가 지도자로서 자격을 상실했음은 물론, 국가적 수치로 전락했다. 탄핵 심판과 조기 대선을 통해 무너진 민주주의와 민생 경제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 세워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오직 국민의 목소리 만을 따르며 정국을 안정시키고 하루 속히 국민에게 평안한 일상을 돌려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광주시민들에게 한 말씀.

-지금 우리는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경제위기 한파로 민생 경제가 얼어붙었고 반헌법적 내란 사태로 민주주의가 훼손됐다. 여기에 안타까운 항공기 참사까지 벌어져 대한민국 전체가 휘청이고 모두가 슬픔에 빠져있다. 2025년에는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희망찬 광주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새해 광주시의회는 더욱 단단한 각오로 전문성을 강화한 ‘실력의회’,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의회’, 지역 현안을 면밀히 살피는 ‘진심의회’를 구현하기 위해 더욱 힘차게 뛰겠다. 시민 곁에서 항상 힘이 되는 의회가 되겠다.

/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