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기억하며 반복되는 참사 안돼” 화정아이파크 3주기 추모식…유가족 등 70여명 참석 추모사·메시지 발표 등…“분양까지 감시자 역할 지속” 주성학 기자

2025년 01월 12일(일) 19:44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열린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신축 붕괴사고 3주기 추모식에서 공사 관계자들이 헌화하고 있다./김영근 기자

“참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희생자들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단지 7번 게이트 지하에서 ‘화정아이파크 3주기 추모식’이 엄수됐다.

화정아이파크 유가족협의회가 주관한 이번 추모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김이강 서구청장, 소방대원, 유가족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희생자 추모묵념 ▲유가족·내빈소개 ▲추모사 ▲향후계획 발표 ▲‘우리사회에 바라는 메시지’ 발표 ▲헌화 순으로 이어졌다.

1분여간의 묵념이 시작되자 시민과 유가족들은 고개를 숙인 채 고인들을 애도했으며, 추모사를 통해 먼저 떠난 희생자들의 이름이 한 명씩 호명되자 눈을 감은 채 그들의 이름을 되새겼다.

이어 시공사 측에 안전한 시공과 재발 방지를 요청과 함께 지난달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언급하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우리 가슴 속에 안전에 대한 다짐과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광주는 또 한 번 슬픔을 맞고 있는데, 다시는 사회 재난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화정아이파크 해체공사 완료 보고와 향후 계획 발표, 유가족의 ‘우리사회에 바라는 메시지 발표가 이어졌다.

안정호 화정아이파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현재에도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수많은 참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나라를 지키고 공적인 일만 하는 것이 희생이 아니다. 편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산업현장에서 땀 흘리다 돌아가신 분들도 우리 사회를 지키는 영웅이고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전대미문의 사고 현장은 기억 속에 사라지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 가치는 지워질 것이다”며 “우리는 이를 기억하기 위해 아파트가 분양되는 그날까지 미력하게나마 감시자 역할을 지속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발표가 끝난 뒤 참석 인원들은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차례로 헌화하고 추모식을 마무리했다.

한편 지난 2022년 1월11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선 콘크리트 타설 중이던 201동 건물 39층 바닥부터 23층까지가 한꺼번에 무너져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