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문화기관장 낙하산이면 ‘득보다 실’ 많을 것

2025년 01월 19일(일) 18:58

광주시민·미술인 300여명이 시립미술관장 공모와 관련해 공정하고 투명한 선임 절차와 자격 검증을 위한 연대 서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그동안 문화예술기관 자리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제라도 전문적 식견을 갖춘 인물이 임명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립미술관은 관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공모 절차를 진행 중으로 11명이 응모했으며, 2차 서류 및 면접심사가 예정돼 있다. (재)광주비엔날레도 지난해 12월 대표이사의 임기가 끝나면서 직무대행체제가 됐다.

강기정 시장 캠프나 지연, 학연 등으로 얽힌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아직 공모 이전인 광주비엔날레에 정치인 출신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광주경실련은 최근 성명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공공기관장에 전문성과 리더십, 도덕성을 우선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상황이다.

예부터 문화예술도시를 지향하는 광주다. 수장의 역량이 대외적 위상뿐 아니라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은 이유다. 인사의 중요성이야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를 무시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벌집 쑤신 듯 기관 안팎에서 어수선하고 광주의 이미지 또한 상당하게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직 내에서도 리더십의 부재가 불가피하고 결국 시민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 정치적 배경으로 인선한다면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임은 자명하다.

광주시는 잡음이 있어선 안 된다는 비상한 각오를 해야 한다. 민선 8기 후반기라는 점에서도 측근 챙기기 행태는 득보다 실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광주시는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개정에 대해 통상적으로 시행하는 조직개편이라고 강변하는데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무수히 나도는 사전 내정설은 단지 설로 그쳐야 한다. 문화기관장 직위에 맞는 제대로 된 인물이 앉아야 한다. ‘예향의 도시’ 품격을 훼손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