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벼 재배면적 강압적 감축은 이미 예견된 반발

2025년 01월 21일(화) 19:50

올해 8만㏊ 감축을 목표로 정부가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시행한다. 전남지역이 1만5천831㏊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지난해 기준 14만7천738㏊의 10.7%를 차지한다. 최근 5년 동안 줄어든 면적(8천492㏊)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과 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쌀값 하락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정책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소득 감소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수입 중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적이고 만성적이라며 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다는 명목이지만 정작 인센티브는 미미하고 미이행 시 페널티까지 부과하면서 옥죄고 있다. 미달성 지자체에 공공비축 물량의 최대 15% 페널티를 부과하고, 개별 농가엔 아예 배정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한다. 전남도가 세차례나 공문을 보내 불합리하다고 언급한 배경이다. 사실상 강압적인 조치라며 농민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영농권·재산권까지 침해한다고 강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산업 개혁 대책으로 벼 재배면적 감축, 품질 고급화 등 5대 주요 과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작목 전환을 위한 강력한 지원책도 없이 일방적 추진이라며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해마다 의무적으로 들여오는 41만톤에 달하는 수입산의 부정 유통 등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후재난 식량 위기를 대비하는 미래 전략도 찾아보기 어렵다. 불가피하다는 배경 설명, 설득력이 떨어진다.

농민들의 생산 기반이 무너져선 안 된다. 고령화 심화로 휴경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 한번에 둑이 붕괴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쌀 생산만 줄이고자 하는 것은 추후 뒷감당만 키울 수 있다. 전남도는 공익직불금 추가 지급 등 소득 보전, 밭작물 시설 구축 지원, 사료용 쌀 확대 재배 등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정부는 전략작물직불제, 감축 협약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지만 벼 농사가 줄지 않는 사정을 직시해야 한다. 농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를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