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계속 출석’ 강조한 尹…공수처 수사 영향 줄까 기소 전 가능한 헌재 변론 3-4회…출석 자체 영향 제한적 ‘변론 준비’ 이유 출석 전후 계속 조사불응 땐 차질 불가피 연합뉴스

2025년 01월 21일(화) 20:30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나온 가운데 향후 헌재에 계속 출석하겠다는 뜻을 시사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수사 일정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내달 초 기소에 앞서 이날을 포함해 오는 23일, 다음달 4일과 6일 등 서너차례 변론에 출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헌재 출석 자체로는 수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이 헌재에 출석하지 않는 날에도 탄핵심판 변론 준비를 이유로 종일 변호인단과 접견한다면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조사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전날 공수처가 조사에 불응하는 윤 대통령을 강제 구인하려 시도했으나, 변호인들이 변론 준비를 이유로 오후 9시30분께까지 윤 대통령을 접견하며 조사를 거부해 성사되지 못했다.

추후에도 윤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기일이 아닌 날에도 변론 준비 시간을 보장하라며 계속 조사를 거부하면 공수처가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출입기자단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오후 헌재 첫 출석 등을 들어 오전 강제구인 등 조사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출석 때는 조사하지 않을 계획인지 등을 묻는 말에 “본인의 변론권을 저희가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탄핵심판 기일이 아니더라도 변호인이 하루종일 접견한다면 조사가 어렵지 않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대면조사를 위한 시도를 중단하거나 아예 거둘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전날 연합뉴스에 “(윤 대통령은) 앞으로 가능하면 헌재는 다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1차 구속 기간이 오는 28일에 끝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1차 구속기간 만료 전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출석이 예정된 날짜는 이날을 포함해 이틀에 그치는 만큼, 공수처는 나머지 날짜에 강제구인이나 구치소 방문 조사를 시도할 전망이다.

기소를 위한 검찰 송부를 앞두고 시일이 촉박해지면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당일 오전이나 저녁에 조사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공수처는 조사를 성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라는 중대 혐의를 받는 피의자인 윤 대통령을 제대로 된 수사 없이 기소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종전처럼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지만, 조사가 이뤄지면 조서를 수사보고서 형태로 법원에 제출할 수 있는 데다 피의자가 조사를 원치 않는다고 수사기관이 포기하는 것은 책임 방기라는 게 공수처의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 신분이기도 하지만 수사기관 입장에선 피의자”라며 “주어진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조사는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